"아들이 아버지 죽음 떠올릴까 무서워"...레스터는 어떤 항의를 받았나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1.12.02 18: 23

 레스터 시티(레스터)의 팬인 아들을 둔 한 여성이 구단에 베팅 업체와의 스폰서 관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11살짜리 아들을 둔 여성 애니 애쉬튼은 “아이의 아버지가 도박 중독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레스터 경기장 주변에 즐비한 도박 광고는 아이를 경기장에 데려갈 수 없게 만든다”고 호소하며 구단에 베팅 업체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레스터는 5개의 베팅 업체와 스폰서 계약이 돼 있다. 토트넘・울버햄튼・뉴캐슬은 3개, 에버튼・번리는 2개, 나머지 13개 구단은 1개의 회사와 스폰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노리치 시티만 유일하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베팅 업체 파트너가 없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레스터에서 베팅 업체의 광고가 노출될 경우는 다른 팀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공식 유니폼에는 베팅 업체 로고가 프린팅돼 있지 않다. 경기장 주변 조명 광고판, 1군 훈련복, 구단 웹사이트 등에서 구단과 계약이 맺어진 회사들의 광고를 볼 수 있다.
[사진] 레스터 홈 구장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애쉬튼은 “세상을 떠난 남편은 레스터의 열렬한 팬이었다. 아들하고 같이 경기장에 가곤했다”며 “이제 내가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방문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광고가 아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상기시킬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데리고 과거 레스터의 홈 경기장을 찾았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애쉬튼은 “아들이 경기장에 도착해서 나에게 ‘왜 여기에 이런 광고가 있어?’라고 물었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답을 하면 아들이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릴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애쉬튼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레스터에 베팅 업체와의 스폰서 관계 중단 의견을 전달해 왔다. 이 인터뷰도 그 일환이다.
레스터는 “제기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애쉬튼과 단장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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