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이면 두산 베어스 FA 선수들의 거취가 스토브리그 관심사다.
이번 겨울에는 홈런왕 경력이 있는 거포 김재환(33)과 공수주를 갖춘 중장거리 타자 박건우(31)가 FA 자격을 얻었다.
두산은 지난해는 팀내 FA 7명이 쏟아졌다. 허경민과 정수빈, 김재호, 유희관 4명과 계약을 하고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NC)은 타 구단으로 떠나보냈다.

올해는 2명이라 숫자는 적지만, 김재환과 박건우 둘 다 붙잡는다고 확신할 상황은 아니다. FA 시장에서 이들을 향한 타 구단의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두산은 1년 전에 내야 사령관인 허경민과 4+3년 총액 85억원에 계약했다. 4년 65억원 계약이 끝난 뒤에 3년 20억원의 선수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다. 또 외야수 정수빈과는 6년 최대 56억원(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했다.
내야 수비의 핵심인 허경민, 중견수로 수비가 으뜸인 정수빈을 붙잡기 위해서 141억원을 투자했다. 4년 이상의 6~7년 장기 계약이라 금액이 더 늘어났다.
수비력이 좋은 똑딱이 타자 2명에게만 141억원을 쏟은 두산은 이제 거포와 중심타자 2명을 붙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금액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재환은 2018년 홈런왕(44개)에 올랐고,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한 시즌 30홈런이 가능한 4번타자다. 올해는 타율 2할7푼4리 27홈런 OPS 883을 기록했다. 박건우는 2015년부터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호타준족으로 외야 수비도 좋은 편이다. 올해 타격 5위(.325)에 으로며 OPS .841을 기록했다.
이번 FA시장의 첫 계약으로 한화가 포수 최재훈과 5년 총액 54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3억원, 인센티브 최대 5억원)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 쟁쟁한 FA들의 몸값이 뛸 조짐이다.
게다가 김재환과 박건우는 타 구단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허경민이나 정수빈의 몸값보다는 높게 준비해야 뺏기지 않을 것이다.
두산은 지난 해 2군 구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 후 재임대방식으로 약 29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운영 자금으로 조달했다. 켐코에 2021~25년 베어스파크 운영권을 넘기고, 재임대 사용하고 있다. 올해 FA 계약에서는 그룹의 지원에 의지해야 한다.
두산 구단은 두 선수 모두 붙잡는다는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에이전트와 만나 서로가 원하는 금액을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입장과 금액을 제시할 것이다. 이미 준비를 했고 최선을 다해서 잔류 협상을 해보겠다”고 했다.
해마다 FA가 유출되면서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한 두산이 김재환과 박건우를 놓친다면 급격한 전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과연 두산은 얼마까지 베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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