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F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빅3’의 2차 FA 가치는 어떻게 될까.
지난 2017년 시즌을 마친 뒤 KBO리그 FA 시장에는 총액 631억500만원이 쏟아졌다. 계약 선수는 총 19명. 그 중 3명의 선수가 FA 총액에 50%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외야수 김현수(33), 손아섭(33), 내야수 황재균(34)이 당시 FA ‘빅3’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가 원소속팀 두산이 아니라 LG와 4년 115억원에 계약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롯데에 잔류한 손아섭의 4년 98억원이 그 뒤를 이었고, 미국 생활을 접은 황재균이 원소속팀 롯데 대신 KT로 가면서 4년 88억원에 계약했다.

FA 4년간 세 선수는 준수한 활약을 했다. 김현수는 539경기 타율 3할1푼9리 70홈런 OPS .883, 손아섭은 555경기 타율 3할2푼4리 50홈런 OPS .853, 황재균은 517경기 타율 2할9푼7리 76홈런 OPS .841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 이상이지만 고액 몸값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이 기간 김현수는 리그 전체 타율 7위, 홈런 17위, OPS 12위, 손아섭은 타율 6위, 홈런 공동 34위, OPS 18위, 황재균은 타율 22위, 홈런 14위, OPS 23위에 올랐다. 냉정하게 톱클래스 기록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성적이 아쉽다. 김현수는 140경기 타율 2할8푼5리 17홈런 96타점 OPS .811로 예년에 비해 저조했다. 손아섭은 139경기 타율 3할1푼9리를 쳤지만 홈런이 3개로 급감하며 OPS .787에 그쳤다. 황재균도 타율 2할9푼1리 10홈런 OPS .760으로 2013년 롯데 시절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FA 재자격으로 세 선수의 FA 등급은 ‘B’로 분류됐다. 보호선수가 20명에서 25명으로 확대돼 이적시 보상 조건에 여유가 생겼지만 시장 반응은 4년 전처럼 뜨겁지 않고 미지근하다. 30대 중반 나이와 시장 상황이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김현수와 손아섭은 올 겨울 특급 FA 외야수들이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NC 잔류가 유력한 나성범을 차치해도 두산발 FA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시장 시선이 집중된다. 조금 더 젊거나 장타력 있는 자원들이다. 또 다른 FA 외야수 박해민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FA는 시장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첫 FA보다 2차 FA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은 선수는 2015년 LG 박용택(34억원→50억원), 2018년 삼성 강민호(75억원→80억원), 2019년 SK 최정(86억원→106억원) 외에 없다. 최정의 경우 2차 FA 때 6년 계약을 하면서 연평균 금액은 1차 FA보다 떨어졌다.

4년 전 겨울 세 선수 모두 해를 넘기지 않고 비교적 일찍 계약을 완료했다. 구단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황재균이 11월13일, 손아섭은 11월26일, 김현수는 12월19일 계약을 마쳤다. 올해는 시즌이 늦춰져 FA 시장도 늦게 열렸지만 이를 감안해도 장기전이 불가피한 분위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