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올 시즌 팀 타율 2할5푼으로 마쳤다. 시즌 초반부터 팀 타선이 부진했는데, 시즌 끝까지 살아나지 않고 끝났다.
LG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1위(3.57)였다. 그러나 팀 타율이 8위로 부진하면서 결국 우승 도전에 발목을 잡았다. 낮은 타율로 인해 팀 득점, 팀 OPS도 모두 8위였다. 답답한 공격력으로 후반기에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무승부에 그치기도 했다.
시즌 중간까지도 류지현 감독은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데이터팀에서 최근 10년 가까이 자료를 뽑았는데, 어느 시점에서는 타율이 올라왔다”고 기대했다. 아무리 못해도 2할6푼대였는데, 올 시즌 2할5푼은 2006년 2할4푼6리 이후 15년 만에 LG 구단 최저 팀 타율이었다. 악몽이었다.

차명석 단장은 3일 오후 올 시즌 마지막 월간 유튜브 라이브에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차 단장은 ‘올해 가장 아쉬운 부분’을 묻는 질문에 “누구나 다 얘기하는데, 공격력에서 1년 내내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다. 한 시즌 동안 타자들이 이렇게 안 맞을 수가 있을까 할 정도로 부진했다”며 “타격이 개선되지 않느냐는 팬들의 질책이 많았는데, 결국 타격이 발목을 잡으면서 원했던 우승을 못 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미리 선정한 팬 질문으로 ‘구단 내부에서 타격 부진의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나요. 개선방안은 있는지’를 물었다. 차명석 단장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차 단장은 “많은 생각을 했다. 작년에 홍창기라는 선수가 나타났다. 우리 팀 선수 중에서는 전혀 다른 타격 스타일, 공을 굉장히 잘보고 출루율이 높은 선수다. 올해 홍창기가 굉장한 활약을 했다. 홍창기만의 갖고 있는 능력인데, 아무래도 그런 쪽으로 높게 평가하다보니 암암리에 선수들이 그런 것을 시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 적극적으로 쳐야 할 선수들이 출루와 볼넷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듯하다. 스윙을 과감하게 못했다. 전체적으로 타격이 안 된 것은 본인들의 타격 스타일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간 것이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뛴 홍창기는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2할7푼9리), 출루율은 .411로 리그 6위를 기록했다. 볼넷을 잘 골라내는 ‘눈야구’로 단숨에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정확한 눈야구에다 정교한 타격 실력까지 늘어나 타격 4위(.328), 출루율 1위(.456)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러나 모든 타자들이 홍창기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야구’는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하는 부분도 있다. 각자 타격 스타일이 있는데, 갑자기 눈야구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차 단장은 “작년에 내가 '출루율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라고 말한 것이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았나 자책했다. 코칭스태프에게는 공개적으로 ‘단장이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아 미안하다. 내 책임이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과 다른 방향으로 잘 가르켜달라’고 얘기했다. 반성을 많이 했다”고 자책했다.
LG는 이호준 코치를 영입했다. 선수 시절 투수와 수싸움에서 능했고, NC 타격코치로서 2020년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차 단장은 "그동안 타격 코치(서용빈, 이병규)가 모두 왼손잡이었다. 아무래도 왼손과 오른손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평판이 좋은 이호준 코치를 영입했다"며 "이호준 코치와 얘기하면서 과감한 스윙을 하는 멘탈과 연습 방법을 신경 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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