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에이스’ 이영하(두산)의 선발 복귀가 점쳐지는 가운데 역대급 1차 지명 트리오 구축을 향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필승조로 맹활약한 이영하는 원래 두산 선발진을 이끌 재목이었다. 2016년 두산에 1차 지명된 그는 2018년 데뷔 첫 10승을 거쳐 2019년 29경기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며 향후 한국야구를 이끌 우완 에이스로 큰 주목을 받았고, 병역 문제 해결(장기 대기에 따른 소집 면제), 결혼 등을 맞이하며 향후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나 2020시즌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양현종 선배처럼 외국인투수가 있어도 1선발로 나가겠다”는 당찬 목표와 달리 42경기 5승 1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64의 난조를 겪었다. 거듭된 기복으로 8월말 함덕주와 보직을 바꿔 마무리 변신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클로저로 처음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⅔이닝 4실점의 참사를 겪기도 했다.

올 시즌도 반전은 크게 없었다. 적어도 전반기는 그랬다. 올해의 경우 스프링캠프 도중 과거 학교폭력 미투 사태에 연루되며 멘탈에 치명상을 입었고, 이는 전반기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8.33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와 달리 후반기 불펜 변신이 대성공을 거뒀지만 과거 17승 에이스가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건 그리 바람직한 그림이 아니었다.
이영하는 내년 시즌 선발 복귀가 유력하다. 김태형 감독은 후반기 내내 불펜에 있는 이영하를 보며 “내년 시즌부터는 다시 선발을 해줘야 할 선수다. 결국 선발로 성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김지용, 임창민이라는 검증된 불펜투수 2명을 영입하며 굳이 이영하가 불펜에 잔류할 이유가 없어졌다. 내년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박치국도 돌아온다. 올 가을 귀중한 경험을 쌓은 권휘, 최승용, 이교훈 등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예상된다.
이영하가 선발로 돌아갈 경우 최원준-이영하-곽빈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이 구축된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는 모두 1차 지명을 받은 고교 시절 특급 유망주. 이영하가 2016년, 최원준은 2017년, 곽빈이 2018년 차례로 1차 지명의 기쁨을 안았다.
이영하가 17승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는다면 10승은 기본인 최원준과 올 시즌 마침내 알을 깨고 나온 곽빈과의 시너지효과가 예상된다. 선발이 없어 불펜 과부하가 일상이었던 두산의 환골탈태다. 여기에 외국인투수 농사에 따라 2016년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이른바 판타스틱4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내년에도 이영하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하의 선발 정착 여부에 두산 마운드의 한해 성패가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그랬듯 이영하는 2022시즌도 두산의 키플레이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