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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능가하는 선수가 돼 은혜 갚아라" 판사 선처도 막지 못한 유망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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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선동열을 능가하는 훌륭한 야구 선수가 돼 은혜를 갚으라.”

지난 2003년 부산의 고교 야구 선수는 강도 및 절도 행위로 법정에 섰다.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판결이 바뀌었다. 당시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선동열을 능가하는 훌륭한 선수가 돼 은혜를 갚으라”고 훈계하며 실형 대신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처벌 대신 선처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후 또 한 번 범죄를 저질러 1년6개월을 소년원에서 보낸 이 선수는 수감 생활을 마친 뒤 야구부로 돌아왔다. 고교 3학년 때 150km 강속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어두운 과거에도 불구하고 200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아 수도권 구단에 입단했다. 

OSEN DB

청소년 시절 비행을 반성하며 야구에 전념한 그는 첫 해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3경기에서 홀드 2개를 거두며 5⅓이닝 3피안타 1사구 1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펼쳤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당시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 2군에서 콜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팬들은 그의 과거를 곱게 보지 않았다. 구단 홈페이지 등 곳곳에서 비난의 글이 폭주했다. 고교 시절 철없던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죄질이 너무나도 나빴다. 선수가 사과를 했지만 성난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그해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 공을 내려놓았다. 사직서를 제출한 선수 요청에 따라 구단은 임의탈퇴로 공시했다. 

당시 감독은 “좋은 투수 한 명을 잃었다. 포크볼만 연마하고 올라오면 1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해 2군으로 보냈는데 너무 아쉽게 됐다”며 1군에 부르지 않은 것을 자책했다. 그만큼 그의 재능이 아까웠다. 

팀을 떠난 뒤 군입대를 한 그는 야구계를 완전히 떠났다. 잊을 만하면 사회 면에서 범죄 소식으로 씁쓸한 근황을 전했다. 부산의 조직폭력배가 된 그는 시장 상인의 돈을 갈취하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범죄를 일삼았다. 

지난해 인터넷 방송에서 후배의 머리를 맥주병을 내려친 혐의로 올해 2월 기소됐던 그는 해가 지나기 전에 또 사고를 쳤다. 지난달 30일 부산 서면의 한 주점에서 술에 취해 종업원을 실신을 할 때까지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것이다.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웬만한 야구팬들은 그가 누군지 안다. 

막장으로 추락한 그의 인생은 누구를 탓할 것 없이 본인 잘못이다. 판사의 선처가 무색한 전과자로 전락했다. 다만 14년 전 속죄를 다짐하며 프로야구에 발을 내딛었던 그를 한 번 더 용서하고 재사회화 과정을 거쳤더면 어땠을까.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끝없이 추락 중인 야구 유망주의 현실이 씁쓸함을 자아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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