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됐어요', 돌고 돌아 '우결' 확장판? [Oh!쎈 초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12.07 13: 57

가상 가족 관계라더니 결국 '우리 결혼했어요' 확장판에 불과한 걸까. '우리 식구됐어요'가 첫 방송부터 애매한 정체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새 예능 프로그램 '우리 식구됐어요(약칭 우식구)'가 6일 첫 방송됐다. 
'우식구'는 K팝 1세대 아이돌부터 4세대 아이돌 멤버들이 새로운 가족이 돼서 경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지오디(g.o.d) 손호영부터 슈퍼주니어 예성과 원더걸스 출신 유빈, 비투비(BTOB) 서은광과 아이오아이(I.O.I) 출신 임나영, 더보이즈 현재, 아이즈원 출신 강혜원, 웨이브(WayV) 샤오쥔, 헨드리, 양양 그리고 에이비식스(AB6IX) 이대휘와 아역 배우 김강훈이 출연한다. 

아이돌 선후배부터 아역 배우까지 폭넓은 출연진 구성은 일찌감치 방송가의 호기심을 모았다. 이에 '우식구'를 두고 과거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우리 결혼했어요(약칭 우결)'의 새로운 버전, 가족 관계를 다룬 '우결'이 아니냐는 해석도 일었다. 실제 MBC 예능본부에서 '우결' 리턴즈를 신작 아이디어로 논의한 바는 있었다. 그러나 이는 최종 무산된 상태에서 '우식구'가 새롭게 출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껑을 연 결과 '우식구'는 '우결'의 확장판이라고 할 만큼 유사했다. 손호영과 서은광, 현재 김강훈 등이 삼촌과 조카의 관계로, 유빈과 웨이브이 멤버 3명이 남매 관계로 등장했으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이돌이라는 점 외엔 이렇다 할 교집합이 없어 '가상 가족'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웠기 때문. 심지어 김강훈은 아이돌도 아니었다. 
관심을 끈 건 예성과 임나영, 이대휘와 강혜원의 짝꿍 관계. 갑작스러운 커플 설정에 어색해하면서도 설렘을 자아내는 분위기가 과거 '우결'의 새 커플 첫 만남과 흡사했다. '가상 커플'을 이룬 네 사람이 '우식구' 첫 방송의 핵으로 작용하며 가족 관계의 리얼리티가 아닌 과거 가상 부부의 생활을 다룬 '우결'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졌다.
물론 과거의 향수를 완벽히 떨치기에 '우결'은 너무 강력한 잔상이긴 하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4개 시즌에 걸쳐 10년 가까이 방송됐던 만큼 여전히 프로그램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고 조금만 흡사해도 유사성이 지적되기 쉽다. 그 밖에도 현재 방송가에 다양한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 존재하는 만큼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일말의 유사성도 없을 수는 없었을 터다.
다만 '우식구' 측은 시작부터 '우결'과 선을 그으려 노력했다. 첫 방송에 앞서 실시됐던 기습 라이브 방송에서는 제작발표회처럼 출연진이 한 자리에 모여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 했고 가상 커플, 부부가 아닌 또 다른 형태의 가족 관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돌고 돌아 '우식구'가 '우결'의 확장판처럼 비치고 있는 상황. '식구'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형태의 가상 가족이 가상 커플의 진한 그림자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족애를 보여줄 수 있을까. 느슨한 구성만큼 모호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보다 뚜렷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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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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