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가을 신데렐라 김민규(22)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잠시 팬들 곁을 떠난다.
김민규는 지난 7일 국군체육부대 상무가 발표한 2022년 1차 국군대표 운동선수 선발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 종목 45명의 1차 서류전형 합격자 가운데 최종 14인에 뽑히며 야구를 놓치 않고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됐다. 김민규는 오는 13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다.
김민규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군대 가서도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좋다. 가서 내 것을 만들어서 기복 없는 선수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합격 소감을 전했다.

김민규는 ‘내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 동안은 잘 안 되면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거 없이 꾸준하게 했으면 좋겠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세우고 싶다”며 “특히 상무에서 포크볼 계열을 완성시키고 싶다. 지금까지는 포크볼을 ‘제발 좀 들어가라’는 마음으로 던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규는 휘문고를 나와 2018 두산 2차 3라운드 30순위로 프로에 입단했다. 그리고 2020년 29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의 강렬한 투구를 펼치며 데뷔 3년만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엄청난 역투를 선보이며 가을 신데렐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올해는 기대와 달리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시즌에 앞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이 예상됐지만 31경기서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7의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본인이 말대로 기복이 심했다.
김민규는 “올 시즌은 많이 아쉬웠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 조급하고 서둘렀다. 안 되는 부분에 깊이 파고드는 경향도 있었다”며 “그래도 점차 생각을 비우면서 나아졌다. 마지막 경기는 원래 구속과 페이스를 회복했다”고 되돌아봤다.
김민규는 올해도 포스트시즌에서 빅게임 피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4⅔이닝 3실점을 비롯해 곽빈, 최원준과 함께 외인 듀오가 빠진 가을야구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민규는 “상무에 다녀온 뒤에는 가을야구 선발로 나서 5이닝을 막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1군에 있으면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구질을 만들기 힘들다. 상무에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2018년 프로 데뷔 때부터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과의 작별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민규는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상무에서 돌아와서는 꾸준히 잘하는, 그리고 가을에도 잘하는 김민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