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같은 1표 득표, 선수에게 ‘영광’보다 오히려 ‘상처’가 되지 않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12.11 04: 31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2021시즌 오프 시즌 야구 행사는 마무리 됐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시상식에서 10명의 영광의 수상자는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미란다(투수) 강민호(포수) 강백호(1루수) 정은원(2루수) 최정(3루수) 김혜성(유격수) 이정후, 홍창기, 구자욱(이상 외야수), 양의지(지명타자)가 영광의 수상자들이었다.
정은원, 김혜성, 홍창기 구자욱은 데뷔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고, 양의지와 최정은 나란히 7번째 수상 기록을 세웠다. 가장 치열했던 외야수 부문에서는 전준우(롯데)가 10표 차이로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2021 KBO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OSEN DB

그런데 골든글러브 투표 결과를 보면 이해하기 힘든 1표 득표 선수들이 유난히 많았다. 모두 9명의 선수가 1표을 받았다.
투수 부문에서 장현식(KIA), 폰트(SSG), 최원준(두산)이 1표를 얻었다. 1루수 부문에서 강진성(NC), 3루수 부문에서 김태진(KIA), 김민성(LG)이 1표를 받았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도 최형우(KIA)가 1표 였다.
가장 치열했던 외야수 부문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1표 득표 선수가 나왔다. 장운호(한화)와 터커(KIA)가 1표씩 받았다.
투표자의 소신으로 찍었다고 하기에는 많은 후보 선수들 중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성적이다. 장운호는 올해 10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5리(285타수 67안타) 0홈런 28타점 36득점 OPS .602를 기록했다. 터커는 타율 2할3푼7리 9홈런 59타점 42득점 OPS .684로 부진했고, 외국인 타자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1표라도 얻은 것은 선수에게 귀중한 득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장난같은 투표로도 보일 수 있다. 성적이 한참 모자라는 선수라면 1표를 받았다는 영광보다는 오히려 난감하고 마음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1표 결과를 놓고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있다. 선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자에게 향하지만, 선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불편할 것이다.
투표자가 책임감, 객관성을 갖고 신중하게 투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골든글러브 포지션별 후보 선수 기준을 더 강화시키거나, 인기투표와 같은 결과를 낳는 방대한 투표인단 숫자를 줄이는 등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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