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NC)가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에서 NC 이동욱 감독이 아닌 두산 김태형 감독을 언급한 사연이 밝혀졌다.
양의지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그 동안 포수로 무려 6번의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던 양의지의 데뷔 첫 지명타자 골든글러브였다.
양의지는 총 유효표 304표 중 226표(득표율 74.3%)를 획득하며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45표), 삼성 호세 피렐라(18표), SSG 추신수(12표) 등을 제치고 최고의 지명타자로 선정됐다. 올 시즌 팔꿈치 부상 여파로 포수 출전은 적었지만 타격에만 집중하며 타점(111개), 장타율(5할8푼1리)에서 모두 1위에 오른 결과였다.

문제는 수상 소감이었다. 양의지는 단상에서 “올 한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명타자로 상을 받게 돼 기쁜 것 같다”며 “얼마 전에 아내가 몸이 안 좋아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둘째를 낳아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빠가 큰 딸에게 상을 집으로 가져간다고 했는데 받을 수 있어 너무 고맙다”고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강)민호 형을 보고 쫓아간 게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힘들 때나 어려울 때 내 말 들어주면서 좋은 조언해준 형에 감사하다. 또 나를 항상 키워준 김태형 감독님도 감사하다. 그리고 부모님, 옆에서 항상 가족을 챙겨준 장모님, 장인어른 감사드리고, 내년에는 포수로 돌아와서 민호 형이랑 멋지게 승부해보겠다‘고 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가족, 롤모델, 전 스승은 언급했지만 현재 스승인 이동욱 감독의 이름을 빼먹은 것.
수상 후 만난 양의지는 “이동욱 감독님께 죄송했다. 단상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보고 있는데 갑자기 김태형 감독님과 마주쳐서 인사를 하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하며 “당연히 이동욱 감독님께도 너무 감사하다. 올해 많이 힘드셨는데 내년에는 우승을 목표로 해서 올해 받으신 스트레스를 기쁨으로 바꿔드리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솔직한 속내도 들을 수 있었다. 양의지는 “올해 솔직히 편하게 했지만 심리적으로는 불편했다. 나 때문에 쉬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다”고 미안해하며 “이제는 다시 포수를 준비하고 있다. 몸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에 내년에는 반드시 포수로 앉겠다”고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