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라" 프로 11년차가 기억하는 유한준의 조언 [오!쎈 인터뷰]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12.13 14: 18

SSG 랜더스 외야수 오준혁(29)이 새로운 각오로 2022년을 준비한다.
SSG 외야는 올 시즌 종료 후 변화가 있다. 우선 추신수는 내년에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전반기는 지명타자, 후반기부터 외야 수비가 가능하다. 절반이라도 외야에서 힘을 보태기 위해 시즌이 끝나고 미국에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정상적인 외야 수비는 후반기부터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주전 외야수는 한유섬과 최지훈이다. 올해 초 제주 캠프 때부터 외야 경쟁을 한 정의윤과 고종욱이 떠났다. 그렇다면 그 자리를 누군가 대신하게 된다.

SSG 랜더스 외야수 오준혁. / OSEN DB

올해 1군과 2군을 오가며 외야에서 기회를 얻은 오준혁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많지는 않지만, 고종욱의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면 오준혁을 기용했다. 물론 말 그대로 들쑥날쑥한 기회에 제대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어떤 상황도 탓하지 않았다.
오준혁은 OSEN과 통화에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한 번이라도 기회가 찾아올 때는 내가 나갈 준비를 해뒀어야 했다. 종욱이 형과 의윤이 형이 떠났다. 내가 할 일 잘 해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고종욱과 정의윤이 떠났다고 외야 경쟁이 수월해진 것은 아니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유서준이 있다. 또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외야수’ 피가 흐르는 하재훈도 있다. 그래서 오준혁은 “기회와 부담이 늘 공존하는 것 같다”면서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원하는 게 무엇일지 생각하면서 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준혁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43경기에서 타율 3할6리 2홈런 22타점 출루율 .379, 장타율 .413을 기록했다. 1군 표본이 적지만, 지난 시즌에는 70경기에서 타율 2할7푼 3홈런 18타점 출루율 .323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꾸준히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야 한 자리는 꿰찰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라는 평가다.
오준혁은 지난 8월 27일 KT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친 적 있다. 당시 김원형 감독은 “공격에서 활력소”라며 오준혁을 주목하기도 했다. 오준혁은 그 때 느낌을 내년에도 보여주려고 한다.
자신의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비시즌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첫 단계는 코어 운동이다. 오준혁은 “지금 코어 운동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이 시기에 어떤 운동을 해야하는지 설정한 점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유한준으로부터 얻어왔다.
오준혁은 “KT에서 뛸 때 유한준 선배를 보면서 ‘아, 운동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유한준 선배는 풀타임 시즌 종료 후에도 잠깐 쉬고 바로 웨이트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3일 운동 후 하루 휴식 등 루틴을 꾸준히 지키셨다. 나에겐 모범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유한준의 조언을 기억했다. 오준혁은 “내게 루틴이란게 잡혀있지 않았다. 그럴 때 유한준 선배가 ‘너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게 우선이다. 자신이 좋아야 한다. 싫은데 억지로 되겠는가’라고 하셨다. 이후 좋아하는 방식을 찾았고,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오준혁은 1군 무대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 평가는 ‘외야에 필요한 선수’다. 시즌 종료 후 방출 칼바람이 불 때 오준혁은 SSG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즉, 내년 시즌 SSG 외야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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