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못 속여' KBO 최고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 내년엔 더 어렵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12.13 07: 18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3)는 프로 데뷔 5년 만에 KBO 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섰다. 그런데 앞으로도 그는 더 성장한 플레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피는 못 속인다’고 했다. 이정후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KBO 레전드 이종범(51) LG 트윈스 코치의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 코치가 과거 KIA 타이거즈 전신인 해태 왕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한국 야구사에 최고 타자로 꼽힌다. 그런데 아들이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점도 있다.
휘문중, 휘문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7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지명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정후는 데뷔 시즌부터 주목을 받았다. 물론 프로 입단 전부터 ‘이종범 아들’로 관심을 모으기는 했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 키움 이정후가 수상하며 아버지 LG 이종범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2.10 /jpnews@osen.co.kr

이런 관심 속에 이정후는 ‘역시 이종범 아들’로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데뷔 시즌에 144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3할2푼4리 2홈런 47타점 12도루 장타율 .417 출루율 .395 활약을 펼치면서 신인왕이 됐다.
2년 차에는 109경기에서 타율 3할5푼5리 6홈런 57타점 장타율 .477 출루율 .412의 성적으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주인공이 됐다. 본격적인 이정후 시대를 알렸다. 그는 2018년부터 4년 연속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에는 123경기에서 리그 최고 타율 3할6푼을 치며 167안타 7홈런 84타점 78득점 10도루 62볼넷 37삼진 출루율 .438 장타율 .522 OPS .960으로 활약했다. 
이정후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홍창기, 구자욱과 함께 외야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이정후는 총 유효표 304표 중 최다 263표를 받았다. 홍창기와 구자욱이 각각 189표·143표를 얻었다. 
주루 능력은 아버지 이 코치가 더 뛰어났다. 하지만 이정후는 발군의 컨택 능력을 자랑한다. 데뷔 시즌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타율 3할 2푼을 넘기고 있다. 매 시즌 안타 160개 이상을 때리고 있다. 5년간 883개의 안타를 쳤다.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다면 일본 프로야구 시절 제외하고 KBO 리그서 16시즌 동안 1797안타를 친 아버지를 훌쩍 뛰어 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정후를 내년에는 더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타율 2할7푼7리 132홈런 415타점의 성적을 거둔 야시엘 푸이그를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늘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한국땅을 밟으면 국내 환경에서 적응이 관건이라고 하지만, 푸이그만큼은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악동’ 이미지가 강하지만, 잘 때리고 잘 뛰는 선수다. 그를 상대해야 하는 투수들 처지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데뷔 후 5년 만에 리그 최고 타율, 최고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는 더 까다롭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푸이그를 비롯해 베테랑 이용규, 올해 최고 유격수로 성장한 김혜성 등 키움 타선은 더 단단해졌다. 그 중심에는 이정후가 있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 그를 승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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