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깜짝 발표를 했다. 올 겨울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던 상황에서 재활 중인 선수들에게 ‘다년 계약’ 조건을 내밀었다. 외부로 눈길을 돌리기 보다는 확실한 내부 전력을 일찌감치 단속한 것이다.
SSG는 14일 “박종훈(30), 문승원(32)과 KBO리그 최초로 비(非)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 원(연봉 56억 원, 옵션 9억 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 원(연봉 47억 원, 옵션 8억 원)에 각각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전반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한 SSG는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선수들의 선제적인 확보로 향후 선수단 전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였다”고 두 선수와 계약을 맺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두 선수는 올해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내년 5월말, 6월초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고, 2022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그런데 SSG는 일찌감치 두 선수를 잡았다. 샐러리캡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박종훈과 문승원이 내년에 재활을 잘 마치고 복귀해 선발진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가장 크다.
과열되는 FA 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 내부에 필요한 선수는 미리 잡아두겠다는 구단의 방침을 보여준 것이다.
류선규 단장은 “지난 7월 규정 개정 후 KBO로부터 비 FA 선수들도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고 들었다”면서 “고민을 했다. 올해 FA 시장을 보면서 과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든 시장)’ 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 ‘블루오션(차별화와 저비용으로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전략)’ 시장을 개척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
올해 SSG 내부에는 FA가 없다. 대신 내년에 FA가 쏟아진다. 박종훈과 문승원도 FA를 바라보고 있었고 한유섬과 이태양, 오태곤 등이 있다. 올해 FA 시장에 뛰어드는 게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올 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면서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살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SSG는 사실상 FA 시장 참전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었다. 선발진에 반드시 필요한 박종훈과 문승원, 개명 후 부상을 잊어버리고 타율 2할 후반(.287)에 31개의 홈런을 치며 반등에 성공한 한유섬을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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