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김태군(포수)이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원기찬 대표이사와 홍준학 단장을 비롯한 구단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다.
김태군에게 '이적한 게 실감 나느냐'고 묻자 "아직 유니폼을 입지 못해 실감 나지 않는다. 등번호는 42번 그대로 쓴다. 대표이사님과 단장님을 뵙고 인터뷰실에 들어오니까 걸음마를 뗀 느낌이 든다"고 대답했다.
김태군은 1층 로비 앞에서 트레이드 맞상대인 심창민(NC)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창민이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2017년 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기도 했다.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듣고 상대 선수가 누군지 몰랐다. 창민이부터 괴롭힐(?) 생각이었는데 창민이가 가버렸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창민이에게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물었더니 '형 원래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제 성격을 잘 아니까 그런 것 같다. 서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태군은 삼성 이적 후 '맏형' 오승환을 비롯해 우규민, 오재일, 이원석 등 베테랑 선수들과 통화를 나눴다. LG 시절 함께 했던 우규민과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그는 "규민이 형은 1군에 자리를 잡았고 저는 새내기 선수였다. 당시 규민이 형이 알뜰살뜰 잘 챙겨주셨다. 여기 와서도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태군은 또 "경찰 야구단에서 함께 했던 이성규와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 2년 동안 이성규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 이성규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다치지 않으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능력을 가졌다. 경찰 야구단에서 매일 잔소리를 늘어놓았는데 언젠가부터 저를 따르고 있더라. 그래서 더 각별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에서 가장 호흡을 맞추고 싶은 투수가 누구냐고 묻자 "(강)민호 형이 계셔서 제가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럽다. 다들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을 아꼈다. 포수 입장에서 뛰어난 투수가 많다는 건 복이다. 이에 김태군은 "뛰어난 투수가 많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포수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지금껏 그렇게 배워왔다"고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삼성에서 김태군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저는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갈 수 있다. NC에서도 그랬듯이 개인 성적을 위해 꾀를 부릴 성격이 못된다. 언제든지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태군의 1군 통산 타율은 2할4푼3리(2419타수 588안타)로 다소 저조한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격력이 약하다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는다.
이에 "팬들께서도 (공격력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하신다는 걸 알고 있다.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지는 것 같다. 저는 주전 포수로서 144경기를 뛰어봤고 공격력이 약하다고 하실 때마다 승부욕이 생긴다. 공격력이 정말 약하다면 주전 포수로 나서지 못했을 거고 팀 성적도 못 냈을 거다. 성적 지표가 전부는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고 물었다. 김태군은 "그냥 (야구에) 미친 선수처럼 해보고 싶다. NC에서 그랬듯이 열심히 화이팅 내겠다. 그만큼 경기에 몰입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