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보 다카하시(24)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와 계약했지만 헐값 대우를 받았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7일 세이부의 다카하시 영입 소식을 전하며 1년 계약으로 연봉 2000만엔(약 2억원)을 받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외국인 선수 몸값으로는 최저 수준이다. 올해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저 몸값은 풀타임 기준으로 한화 라이언 카펜터와 롯데 앤더슨 프랑코의 50만 달러(약 5억9000만원)였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지난 15일 영입한 외야수 아담 워커의 연봉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다. 워커는 최근 2년 연속 미국 독립리그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 리그에서 MVP를 받았지만 만 30세에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선수다.
시즌 막판이긴 하지만 KBO리그에 몸담은 다카하시의 몸값이 미국 독립리그에서 뛴 선수보다 낮게 책정됐다. 다카하시는 지난 8월말 KIA의 대체 선수로 연봉 6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 등 총액 16만 달러(약 1억9000만원)에 계약한 바 있다. 당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순수 연봉은 1억원도 되지 않았다.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KIA가 테스트 차원에서 다카하시에게 기회를 줬다. 일종의 육성형 외국인 선수였다. 다카하시는 KIA 유니폼을 입고 7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최고 152km 강속구를 앞세워 36⅔이닝 탈삼진 46개로 구위를 뽐냈지만 구종이 단조롭고, 기복이 심한 약점을 드러냈다.
KIA는 보류선수명단에 그를 넣어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다. 결국 다카하시는 헐값에 일본으로 갔다. 보직도 선발이 아닌 불펜이다.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단장은 다카하시에 대해 “24세로 젊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투수”라면서도 “구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록 선발은 아니지만 구위가 좋고,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다카하시는 불펜으로 충분히 매력 있는 투수다. 브라질 국적의 일본계 3세 선수인 그에게 일본은 낯설지 않은 나라라는 점에서 성공을 기대케 한다. 다카하시는 “일본에 사는 친척들과 만나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