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82억' 역대급 FA 광풍, '파리 목숨 신세' 코치들의 처우 개선은? [오!쎈 이슈]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12.18 15: 15

FA 시장의 광풍이 거세다.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등장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관중 입장 및 광고 수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FA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FA 시장은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만큼 과열될 줄 상상도 못했다"는 게 한결같은 목소리.  
17일 현재 LG 김현수(4+2년 총액 115억원), 두산 김재환(4년 총액 115억원), 삼성 백정현(4년 총액 38억원), NC 박건우(6년 총액 100억원), LG 박해민(4년 총액 60억원), 한화 최재훈(5년 총액 54억원)이 FA 계약을 마쳤다. 

OSEN DB

역대 최초 FA 100억 원 트리오가 탄생했고 6명의 계약 총액은 무려 482억 원에 이른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 또한 총액 100억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 FA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코치들의 처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업무 강도에 비해 많지 않은 수입과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을 달고 사는 코치들이 대다수다. 감독, 코치, 선수 모두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코치의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을 것이다. 
지방 모 구단 A 코치는 매일 밤 술을 마신다. 한 잔 하지 않으면 마음 편히 잠을 이룰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B 코치는 두통약을 달고 산다. 마치 영양제처럼 복용한다. 소화불량, 원형 탈모증 등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고 있는 코치들은 부지기수다. 멀쩡하면 이상할 정도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기껏 해봐야 술과 담배뿐이다. 몸이 성할 리가 없다. 지금은 포털사이트 댓글이 사라졌지만 일부 코치들은 악플 때문에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다.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지만 처우는 열악한 편이다. 계약금을 받고 다년 계약을 맺는 감독들과 달리 1년 계약을 맺는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신분이기에 한해 한해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최근 들어 현역 은퇴 후 코치 대신 해설 마이크를 잡는 케이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스트레스는 덜 받고 수입은 더 좋기 때문이다. 코치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트레이너들도 마찬가지. 이들도 고액 연봉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헌신하지만 처우는 부족한 편이다. 
모 코치는 "F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라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선수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만큼 코치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좀 더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지가 눈부실수록 음지는 더 어두워 보인다. FA 시장은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이지만 코치들은 여전히 '파리 목숨' 신세다.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다. 구단들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