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에도 좋은 선수 많이 나와야죠" 은퇴 후 1년, 송광민 새 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2.18 17: 26

한화에서 15년을 뛰며 원클럽맨으로 은퇴한 송광민(38)은 현역 막바지에 야구 전문 트레이닝센터 설립을 구상했다. 지난 1월 은퇴 후 모교 공주고에서 6개월 동안 코치로 일하며 대전 중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트레이닝센터를 건립했다. 부지를 매입해 68평 2층짜리 건물을 세웠다. 1층은 기술 훈련장, 2층은 웨이트장과 재활 치료실로 이뤄졌다. 기술 훈련과 웨이트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10월부터 트레이닝센터 대표로 본격적인 제2의 삶을 시작한 송광민은 “5년 전부터 트레이닝센터 설립을 생각했다. 선수를 그만둔 뒤 땅을 사고, 건물 짓고 허가를 받느라 1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며 “어릴 때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힘들게 야구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프로야구 선수가 됐고, 이제는 받은 만큼 돌려줄 때가 됐다는 생각으로 센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공주고에서 6개월 동안 현장 코치로 지내면서 아마야구의 현실을 피부로 느꼈고, 야구 센터 운영 방향성을 굳힐 수 있었다. 학생 선수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과도 자주 상담하며 고충을 접한 송광민은 “아마야구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기술을 지적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더라. 야구를 하기 어려운 환경을 보곤 정말 안타까웠다”고 이야기했다. 

송광민 대표 /OSEN DB

요즘 학생 야구는 학습권 보장 정책으로 인해 선수들의 훈련 시간이 극히 모자라다. 학교에선 팀 훈련 위주로 하다 보니 개인 운동 시간도 거의 없다. 오히려 학교에서 학생들의 사설 레슨장 훈련을 권할 만큼 야구도 사교육이 중요한 시대가 됐는데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야구 센터 인프라가 부족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팜 차이가 점점 크게 벌어지는 데에는 이런 이유들이 있다. 
이에 송광민은 사회인 선수들을 받지 않고 아마추어 선수들 위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요즘 학생 선수들은 힘이 부족해서 훈련량을 버틸 수 없다. 쓸 수 있는 힘은 몸의 60~70%인데 잘못해서 100%를 쓰다 부상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며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야구하기 위해선 기초적인 힘이 있어야 한다. 올바른 트레이닝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반 레슨장과는 달리 기술보다 트레이닝에 중점을 둔다. 그는 “학생 선수들은 먹는 게 정말 중요하다. 각자 체질에 맞는 프로틴을 종류별로 무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바이오스핏’과도 업무 협약을 맺으며 선수들의 건강과 운동, 영양 교육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 
몸이 아픈 재활 선수들에게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송광민은 “단순 치료나 마사지에서 벗어나 전문 트레이너가 1대1로 보강 운동을 하고 있다. 저도 선수할 때 재활을 여러 번 해봤지만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아픈 부위의 주변 근육을 강도에 맞게 잘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야구 선수 출신으로 상무에서 프로 선수들의 몸을 관리한 김웅진 트레이너를 영입해 함께하고 있다. 올해 KT 통합 우승에 기여한 투수 김민수가 지난 2018년 상무에서 제대한 뒤 “김웅진 트레이너님 도움으로 근육량을 많이 늘렸고, 아팠던 부분들도 잘 케어해 좋은 결과가 생겼다”고 고마움을 표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는 전문가다. 
김웅진 트레이너는 “중고교생 선수들은 나이대에 맞는 맞춤형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특히 중학생은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골반이나 어깨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힘 쓰는 법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며 “저도 야구를 했지만 한쪽만 쓰는 편측 운동이라 좌우 편차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에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해 힘과 스피드를 붙이는 트레이닝을 한다. 송광민 대표님이 믿고 지원을 잘해주셔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고마워했다. 트레이닝부터 재활 훈련에 필요한 각종 기구와 소도구들을 센터에 모두 구비했다. 
송광민 대표, 김웅진 트레이너 /OSEN DB
송광민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센터를 더 크게 해서 유소년 야구부터 지역 소외계층 아이들이 마음껏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요즘 다문화 가정도 늘고 있는데 야구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 중에 분명 재능이 뛰어난 이이들도 있을 것이다”며 “프로야구에서 15년을 뛰었지만 충청 출신 선수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앞으로는 우리 지역에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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