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타이밍인가?
KIA 타이거즈는 2021 FA 시장의 큰 손이다.
지난 2016 시즌을 마치고 FA 최형우를 100억 원에 잡았다. 2017 우승을 위한 베팅은 대적중했다. 활화선 타선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20년까지 견실한 활약을 펼쳤고, KIA는 투자비를 모두 뽑았다.

그런데 그 사이 팀 전력이 급전직하했다. 결국 2021시즌 장타력이 대실종 상태가 빚어지며 9위까지 떨어지자 윈나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갑을 열어 외야거포 나성범을 타킷으로 삼고 있다. 계약기간 6년 150억 원 설이 나돌고 있다.
여기에 FA 양현종과도 계약 타결을 앞두고 있다. 계약기간 4년 보장금액 50억 원을 포함해 100억 원이 넘는 조건이다. 두 선수를 영입하는데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다.
최형우와 나지완(40억 원)에 이어 미국행을 포기하고 잔류한 양현종에게 투자했던 2016시즌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 사이 김선빈과 안치홍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았다. 두 선수는 2019시즌을 마치고 나란히 FA 자격을 얻었다. 당시는 FA 시장의 거품을 빼자는 등 구단들 끼리 대단히 협조적인 시기였다.
안치홍은 KIA를 떠나 롯데로 이적했다. 2+2년 바이아웃 조건이 포함되었다. 최대 56억 원이었다.
그러나 2년 20억 원(계약금 14억2000만 원, 연봉 5억8000만 원)만 보장받았다. 2년 성적에 따라 나머지 2년 계약의 체결여부가 결정되는 불리할 수 있는 계약이었다.
김선빈은 안치홍이 롯데로 떠나면서 상대적으로 이득을 봤다. 계약금, 연봉과 옵션 포함 4년 총액 40억 원을 받았다. 최초 제시액 30억 원에서 10억 원이 올랐다. 그래도 옵션을 다 채워야 연간 1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두 선수가 만일 이번 시즌을 마치고 시장에 나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롯데는 안치홍이 올해 3할 타율을 기록하자 시즌 도중 발 빠르게 잔여 2년 계약권(31억 원)을 행사해 붙잡았다. 비슷한 FA 김선빈도 타선을 이끌며 3할 타율에 복귀했다.
현재 FA 시장이 과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선수는 2년 전보다는 훨씬 많은 금액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안치홍은 리스크를 안는 계약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