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야심찼던 2년 연속 대권 도전은 무산됐다.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도, 부상선수들이 다수 발생한 것도 아니었다. 주축 선수 4인방이 리그와 야구 팬들을 모독하고 기만한, 돌이킬 수 없는 일탈을 범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 시즌을 야심차게 시작했던 NC 다이노스. 모두가 우승의 달콤한 맛을 본 만큼 한 번 더 우승의 꿈을 꿨다.
지난해만큼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치고 올라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6월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5강권에서 머물렀다. 5월에는 불펜 보강을 위해 FA 신분이었던 이용찬을 영입했다. 6월까지 36승31패2무의 성적이었고 선두 KT와 4.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단숨에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순위표에 있었다.

하지만 NC의 적은 내부에 있었다. 상대와 싸워야 했지만 내부에 균열이 생겼다. 이 균열은 리그 근간까지 붕괴시켰다. 7월 초, 박석민과 이명기, 권희동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서울 원정 숙소에서 외부 여성 지인 2명, 그리고 화이자 2차 접종까지 마친 박민우까지 6명이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NC와 경기를 치렀던 두산 선수단까지 코로나19 여파가 퍼졌고 두산과 NC 선수단 절반 이상이 자가격리를 수행해야 했다. 이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로까지 번졌다. NC는 야구를 해야 할 시간, 스캔들을 처리하는데 급급했다.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받은 박석민 등 4명은 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NC의 자체 징계도 소화해야 했다. 선수단 관리에 책임을 통감한 이동욱 감독은 10경기 셀프 출장 정지 징계를 자처하기도 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후반기, NC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최정원, 김주원, 박준영, 김기환, 류진욱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해서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강제 리빌딩이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 등장한 이들의 활약은 분명 반가웠다. 하지만 번뜩이기만 했을뿐 활약이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기에는 5할 언저리의 승률로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지만 선수층이 얇아진 NC는 막판 경쟁을 이겨내지 못한 채 탈락했다. 후반기 성적은 30승33패7무였다. 허무한 디펜딩 챔피언의 몰락이었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이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10년 KIA 타이거즈 이후 11년 만이었다.
NC는 2020년 11월 고척돔에서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군 무대 합류 이후 8년 만에 최정상에 등극했다. 그러나 2021년 7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술자리 파문을 일으키며 불과 8개월 만에 곤두박질쳤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부심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호텔 술판만 없었다면…’ 이라는 가정이 성립하는 시즌이었지만 NC 스스로 자초한 결말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 등 소득이 없지는 않았지만 선수단 관리에 더한 치명타를 입었다. 사실 NC는 창단 이후 잡음이 적지 않았다. 이번 술판 파문 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일탈, 프런트의 일탈도 문제였다. 올해 술판 파문을 기점으로 ‘문제아 구단’이라는 인식도 벗어던지기 쉽지 않아졌다.
NC는 내년, ‘술판 파문’을 일으킨 4인방이 다시 1군 선수단에 복귀할 전망이다. 출장 정지 징계를 소화하고 5월에는 복귀가 가능하다. 이들과 함께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뒤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술판 파문의 후폭풍 없이 시즌을 슬기롭게 치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대목이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