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2번째 FA 금액<옵션’ 양현종, 보란듯이 자존심 세우고 모두 받아낼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12.24 21: 17

 옵션이 웬만한 FA 선수 몸값 보다도 많다. 자존심을 되찾으며 옵션을 모두 챙겨갈까.
KIA와 양현종은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구단 사무실에서 드디어 FA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30억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 최대 103억원 계약이었다.
협상 진통 과정에서 알려진 대로 옵션 비중이 높다. KIA 구단이 수정을 통해 조금씩 보장액을 올려 55억원까지 됐다. 옵션이 48억원이다.

양현종. /OSEN DB

양현종의 옵션 금액은 FA 선수 한 명 몸값과 비슷하다. 아니 많다. ‘우승 포수’ 장성우는 최근 KT와 4년 최대 42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지난해 최형우는 KIA와 두 번째 FA 계약을 하면서 3년 47억원에 계약했다. 이를 뛰어넘는 옵션 금액이다.
양현종이 타이거즈 에이스 계보를 잇는 투수는 부정할 수 없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2016년에는 개인 최다 200⅓이닝을 던졌다. 2014년부터 두 자리 승수를 꼬박꼬박 챙겼다.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할 때는 20승을 달성했다.
과거 명성만을 보면 ‘보장액 55억-옵션 48억’은 선수에게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그랬기에 한 달 넘게 협상이 걸렸고, 중간에 선수측의 “서운하다”는 발언으로 파동을 겪기도 했다.
KIA는 내년 35세가 되는 양현종이 4년 동안 좋은 성적을 기대하면서도 혹시 모를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전에 윤석민의 FA 90억원 계약 후 부상 먹튀 사례도 있어 조심스럽다. 과거 만큼 성적을 거둔다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옵션으로 제시한 것이다.
양현종은 2020시즌까지 KIA에서 1986이닝을 던졌다. 올해 미국에서 던진 것을 합치면 2000이닝이 넘어섰다. 투수의 어깨, 팔꿈치는 많이 사용할수록 닳고 회복력이 떨어지는 소모품이다.
2020년 31경기(172⅓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이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가장 높았다.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미국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12경기(35⅓이닝)에서 3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트리플A에서도 10경기(45이닝)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했다. 불안요소도 잠재돼 있다.
KIA는 지난 22일 협상에서 최종 제시안을 건넸고, 양현종은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틀 동안 심사숙고한 양현종은 결국 구단의 제시안에 사인했다.
KIA도 양현종도 모두 윈윈하는 것은 양현종이 옵션을 모두 따내는 것이다. 양현종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KIA의 팀 성적도 올라간다. 양현종이 4년 동안 보장액만 받고, 옵션 48억원을 제대로 챙겨가지 못한다면 KIA도 불행해진다.
일 년 동안 미국에서 꿈의 무대를 밟았지만, 아쉬움을 남기도 복귀한 양현종이 내년 KBO리그에서 자존심을 되찾고, 옵션까지 당당하게 받아가는 것이 누구나 바라는 그림이다. /orange@osen.co.kr
양현종(오른쪽)과 장정석 KIA 단장.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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