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이 돌아왔다.
FA 투수 양현종(33)이 KIA 타이거즈에 복귀했다. 지난 24일 4년 총액 103억 원을 받고 1년 만에 타이거즈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켜왔던 토종 에이스의 복귀로 KIA 마운드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1차 FA 마지막 해인 2020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31경기에 출전해 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2경기에 출전했으나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왔다.

우려하는 시선들이 있으나 풀타임 선발투수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구단이 103억 원을 투자했다. 더욱이 올해 KIA 선발진은 10승 투수와 150이닝 이상을 넘긴 투수가 없었다. 양현종이 가세한다면 풀타임용 선발투수를 다시 얻는 것이다.
성적 뿐만 아니다. 양현종은 후배들이 잘 따르는 리더였다. KIA의 투수진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존재이다. 실적으로 마운드의 힘을 끌어올리고 팀 워크를 만들 수 있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 올해 KIA 마운드에서 느낄 수 없었던 든든한 무게감이 생길 수 있다.
KIA 마운드는 젊은 투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해 신인왕을 따낸 이의리는 19살, 최연소 30세이브 주인공 정해영은 이제 20살이다. 젊은 투수들을 이끌고 격려하고 현장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배가 부족하다. 147승을 자랑하는 양현종이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양현종만이 가진 무형의 장점이다. 그래서 후배들이 양현종의 빈자리를 크게 느꼈고, KIA 마운드는 부진을 겪었다. 후배들이 복귀를 크게 반기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절친 후배 임기영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항상 선배 양현종을 이야기하며 함께 하기를 원했다.
이의리는 시즌을 마치고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배님과 함께 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다른 젊은 투수는 "선배님이 오시면 투수진이 힘을 쓸 수 있다"며 환영했다. 어린 투수들이 많아 야수진에 기를 못폈지만 양현종이 오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이다.
양현종도 "선후배들과 똘똘 뭉쳐 강력한 타이거즈를 만들겠다"는 계약 포부를 밝혔다. KIA 젊은 후배들에게도 양현종의 복귀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