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180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러나 FA 시장이 아니다. 주축 선수 3명을 다년 계약으로 붙잡았다.
SSG 랜더스가 역대급 FA 시장에 참전하는 대신 팀내 예비 FA(한유섬, 박종훈, 문승원)와 다년 계약으로 2마리 토끼를 잡았다. 핵심 전력 선수를 미리 장기 계약으로 묶었고, 2023시즌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도 대비할 수 있다.
SSG는 25일 한유섬(32)과 5년 총액 60억원(연봉 56억원, 옵션 4억원)에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SSG는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 3명과 다년계약을 통해 팀의 투∙타 핵심 선수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2012년 SK(현 SSG)에 입단한 한유섬은 9시즌간 740경기에서 통산 타율 2할7푼4리, 643안타, 145홈런, 442타점, 376득점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며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에 29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은 한유섬은 2018년 41홈런에 이어 올해 31홈런으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자리잡았다.
한유섬은 “다년계약을 제시해준 구단에게 감사드린다. 사실 FA라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지만, SSG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다년계약을 결정했다"고 밝히며 "이렇게 SSG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구단이 믿어 준 만큼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반드시 팀의 비상을 이끌겠다. 그리고 팬 분들께 항상 감사드리고 반드시 결과로 보답드리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SSG는 지난 14일 선발 투수 박종훈(30), 문승원(32)과 KBO리그 최초로 비(非)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옵션 8억원)에 각각 계약했다.
2010년 2라운드(전체 9번)로 입단한 박종훈은 2015년부터 SSG의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9시즌간 통산 201경기(949이닝) 66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2017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2승)를 기록했고, 2018년 개인 최다승(14승)에 이어 2019년에는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3.88)을 기록했다.
2012년 1라운드로 입단한 문승원은 8시즌 통산 158 경기(736이닝) 37승 43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문승원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우며 두 자릿수 승수(11승, 2019년)와 3점대 평균자책점(2019, 2020년)을 기록했다.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도중 미국으로 건너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하고 있으면 내년 6월 이후 복귀한다. 다년 계약을 하면서 FA를 의식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재활에 몰두하게 됐다.
세 선수 모두 내년 시즌까지 채우면 FA 자격을 얻는다. 장타력을 갖춘 거포와 선발 투수 2명을 미리 확보하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SSG의 전략이었다. 더불어 올해 연봉을 미리 많이 지급하면서 2023시즌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에 조금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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