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529억, 그러나 KS 0경기’ 이대호-강민호-손아섭, 누가 먼저 KS 경험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12.26 03: 22

 개인이 아무리 잘 해도 팀 스포츠인 야구는 ‘원팀’이 되어야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이대호(39), 강민호(36), 손아섭(33)은 KBO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미 리그에서 돋보이는 개인 성적을 남기고 있다.
그런데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은 KBO리그에서 15시즌 이상 2000경기 가까이 출장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이 없다. 세 선수 모두 부와 명예는 거머쥐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커녕 한국시리즈를 경험도 못 해 본 것이다.

KT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롯데 출신의 황재균은 절친한 사이인 전준우(롯데)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우승해봤어요”라고 팩폭을 날렸다. 롯데는 리그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역사가 가장 오래 됐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올해까지 16시즌(중간에 해외 진출) 1829경기를 뛰었다. 강민호는 2004년 롯데에 입단, 올 시즌까지 18시즌 1978경기에 출장해 ‘2000경기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 입단해 15시즌 1696경기에 출장했다.
세 선수는 정규 시즌 1500경기 이상 출장한 현역 선수들 중에서 한국시리즈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굴레다. 1992년,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였다. 이후 롯데는 1995년, 199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시리즈 진출 횟수가 ‘0회’다.
2000년 이후로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은 한국시리즈에서 뛰지 못했다. 강민호가 2018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FA 이적을 했으나, 삼성은 침체기였다. 올해 삼성은 정규 시즌 우승을 놓고 KT와 타이브레이커를 치렀지만, 0-1로 패배하면서 강민호의 데뷔 첫 한국시리즈 출전 꿈이 무산됐다.
손아섭은 지난 24일 NC와 FA 계약을 한 후 “NC라는 신흥 명문팀에 입단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에 감동받았다”는 말을 했다. 더불어 롯데 팬들에게 “팬 여러분들께 말씀드렸던 '롯데를 우승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죄송하다"고 고개숙였다.
# 한국시리즈
세 선수가 함께 뛴 2011시즌 롯데는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롯데는 SK에 2승 3패로 패배하는 바람에 한국시리즈 기회가 무산됐다. 2승2패 후 최종 5차전에서 패배.
이대호가 해외로 진출했지만, 강민호와 손아섭이 활약한 2012년에는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다시 SK와 재대결, 이번에는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섰으나 4~5차전을 내리 패배하며 또다시 한 걸음이 부족했다. 4차전 1-2 한 점 차 패배가 아쉬웠다.
# 부(富)
강민호, 이대호, 손아섭은 FA 계약으로만 150억원이 넘는 거액을 벌었다.
강민호는 지난 24일 삼성과 4년 최대 36억원에 계약하며 잔류를 선택했다. 앞서 강민호는 2014시즌 롯데와 4년 75억원 첫 FA 계약을 했고, 2018시즌에는 롯데를 떠나 삼성과 4년 80억원 두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3번째 FA까지 합해 총액 191억원이다.
손아섭도 지난 24일 NC와 4년 총액 64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4년 전 2018시즌 롯데와 4년 98억원 첫 FA 계약을 더해 총액 162억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일본, 미국을 거쳐 2017년 롯데로 복귀하면서 4년 150억원 역대 FA 최고액 신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26억원에 계약해 누적 176억원을 기록했다.
# 명예(名譽)
이대호는 세 선수 중에 유일하게 KBO리그 MVP(2010년)를 수상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해 명성도 날렸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4년(2012~13년 오릭스, 2014~15년 소프트뱅크)을 뛰었다. 소프트뱅크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을 2차례 경험했고, 2015년에는일본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한 시즌을 뛰고 2017시즌 KBO리그로 돌아왔다. 
이대호와 강민호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다. 또 2015년 프리미어12 첫 대회에서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은 다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해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개인 성적이 반영된 골든글러브 수상에서 이대호는 1루수 4회(2006, 2007, 2011, 2017년), 3루수 1회(2010년), 지명타자 1회(2018년) 등 총 6번이나 수상했다. 강민호는 포수 6회(2008, 2011, 2012, 2013, 2017, 2021년) 수상, 손아섭은 외야수 5회(2011, 2012, 2013, 2014, 2017년) 수상에 빛난다.
3명이서 황금장갑을 17개 수집했으나, 한국시리즈 출장 경기는 ‘0경기’다. 과연 누가 먼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될까. 2022시즌 세 선수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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