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가 NC로 떠나며 수월한 주전 경쟁이 예상됐지만 얼마 있지 않아 보상선수로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한 강진성이 합류했다. 그러나 김인태(두산)는 “원래부터 내 자리가 났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동요하지 않았다.
두산 외야진은 이번 스토브리그서 국가대표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건우를 잃었다. 박건우, 김재환 두 외야수가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가운데 이들을 모두 잡겠다는 기조로 협상에 임했지만 결국 박건우는 6년 총액 100억원에 NC행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김재환은 4년 총액 115억원에 잔류.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년 시즌을 책임질 주전 우익수로 김인태가 거론됐다. 김인태는 북일고를 나와 2013 두산 1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은 기대주로, 2018시즌부터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더니 올해 부진에 빠진 정수빈을 대신해 잠시 주전을 맡아 133경기 타율 2할5푼9리 8홈런 4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대타 요원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신 스틸러’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풀타임 외야수로서의 가능성을 본 한해였다.

그러나 두산은 보상선수로 1루와 코너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강진성을 지목하며 외야진 뎁스를 강화했다. 두산 관계자는 “강진성이 발이 빨라서 외야 수비도 잘 볼 수 있더라. 김인태와 번갈아가며 나설 수 있다”고 말했고, 강진성 역시 “(외야 수비가) 뛰어나진 않지만 기본적인 타구를 잘 잡는다. 고교 시절부터 내, 외야 수비를 병행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진성은 2020년 타율 3할9리로 ‘1일 1깡’ 신드롬을 일으켰던 선수다.

김인태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좋은 선수가 나갔으니 솔직히 아쉽다. 좋은 형이었고, 좋은 선수였다”라고 박건우의 이탈을 아쉬워하며 “그렇다고 내 자리가 났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자리가 있어도 내가 못하면 못 들어간다. 잘하는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익수를 내 자리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히려 김인태는 경찰청 시절 함께 했던 강진성과 다시 한솥밥을 먹게 돼 기대가 크다. 그는 “강진성은 경찰청에서 같이 있었던 형이다. 보상선수 발표가 나자마자 ‘형 우리 또 같이 하네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형이 잘 챙겨달라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인태는 올 시즌 커리어 최다인 133경기 출전에도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화려했던 봄, 여름과 달리 날씨가 선선해지자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초반에 비해 마지막에 너무 좋지 않았다”는 김인태는 “기회를 얻었을 때 조금 더 보여줬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많이 아쉽다”고 한해를 되돌아봤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스프링캠프도 매년 그랬듯 절실한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박건우가 떠났지만 강진성, 조수행, 안권수 등과 치열한 외야 경쟁을 펼치며 1군에 계속 남아있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김인태는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새 시즌 준비를 해야 한다. 성적이 나와야 1군에 있는 것이고, 그래야 팀에도 도움이 된다. 나 하기 나름”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아직 특정 목표를 설정할 정도의 레벨은 아니다. 다만 더 좋은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할 뿐”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