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 차명석의 한마디, 초구 타격 552회→474회 ‘꼴찌’가 되다 [2021 충격 7️⃣]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12.27 17: 21

 타격 지표에서 출루율은 KBO리그에서도 점점 인정받는 추세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에서 일찌감치 주목받은 출루율은 타율이 높지 않더라도, 볼넷과 사구 등으로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볼넷은 상대 투수의 투구수도 증가시키고, 마지막에는 단타와 같은 출루 결과도 얻어 일석이조의 효과다.
LG 트윈스는 지난해 ‘눈야구’로 이름을 알린 톱타자 홍창기가 등장했다. 타율은 2할7푼9리로 리그 39위 평범했다. 하지만 출루율에선 내로라 하는 타자들을 제치고 리그 6위(.411)에 올랐다. 볼넷(83개)이 리그 4위였다.

LG 홍창기. /OSEN DB

홍창기는 올해 출루율 1위(.456), 볼넷 1위(109개)를 차지했고 덩달아 타율도 3할2푼8리로 상승하며 리그 4위에 랭크됐다. 완벽한 톱타자로 진화한 것이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톱타자를 보유하고도 올해 LG 타선은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팀 타율 2할5푼. 낮은 타율로 인해 팀 득점, 팀 OPS도 모두 8위였다. 류지현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도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과거 자료를 뽑아보니 시즌이 끝날 때는 예년과 비슷하게 올라올 것이다”고 기대했지만, 올 시즌 LG 팀 타율은 2006년(.246) 이후 15년 만에 최저 기록이었다. 홍창기를 제외하곤 모든 주전 타자들의 타율이 하락하는 집단 슬럼프였다.
차명석 단장은 LG 타자들의 부진을 다른 관점에서 찾았다. 차 단장은 “작년에 내가 '출루율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라고 말한 것이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자책했다. 홍창기의 등장으로 인해 출루율을 강조한 발언이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줬다는 것.
차 단장은 “적극적으로 쳐야 할 선수들이 출루와 볼넷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스윙을 과감하게 못했다.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간 것이 실패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차명석 단장(오른쪽)과 류지현 감독. /OSEN DB
타격의 적극성을 잃었다. LG는 2021년 초구 타격 결과는 530타석 474타수 151안타(타율 .319)였다. 초구 타석도, 타수(희생번트, 희생타, 사구, 고의4구 제외)도 10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초구 타율(.319)는 리그 8위, 리그 평균 초구 타율(.339)보다 낮았다.
2020년 LG 타자들의 초구 공략은 612타석 552타수 195안타(타율 .353)였다. 타석은 9위, 타수도 9위였다. 지난해도 초구 타격 빈도는 하위권이었으나, 올해 초구 타격은 지난해 552타수에서 474타수로 많이 줄었다. 
1~3구째 타격 빈도(초구, 1B, 1S, 1B1S)를 보면, LG 타자들은 2020년 1892타수에서, 2021년 1718타수로 대폭 줄었다. 전체 타수가 2020년 4999타수에서 올해 4750타수로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줄어든 폭이 크다.  
투수는 대체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확률이 높고, 타자의 초구 타율은 높은 편이다. 올해 리그 초구 타율은 .339, 1볼에서 2구째 타율은 .335,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타율은 .325,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타율은 .328이었다. 1~3구에서 타자가 노리는 공,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안타로 칠 확률이 높다. 
LG는 팀 타율이 2할5푼이었으나, 초구~3구 이내의 공격 결과는 좋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구 타율은 리그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319였다. 1볼에서 타율은 .321(358타수 115안타), 1스트라이크에서 타율은 .337(430타수 145안타), 1볼1스트라이크에서 타율은 .298(456타수 136안타)였다. 대부분 타자들, 팀들의 1~3구(2스트라이크는 제외) 타율은 높다. 어이없는 볼에 스윙을 하지 않는 한 자신이 노린 공,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실투 포함)을 제대로 안타로 칠 가능성이 높다. 
차 단장은 코칭스태프에게 공개적으로 "단장이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아 미안하다. 내 책임이다”라고 사과했고, 내년 시즌 다른 방향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기를 부탁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자신의 스타일 대로 치는 타격 본능을 되찾고, 4구째 이후의 타격과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집중력과 노림수에서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LG는 시즌 후 코칭스태프 개편을 했고, 내년 타격코치를 바꿨다. NC 출신의 이호준, 모창민을 1군 타격코치로 영입했다. 이호준 타격코치의 지도가 활력소가 될 지 기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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