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간판타자 박병호(35)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박병호는 2011년 트레이드로 키움(당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후 키움을 상징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키움에서 뛴 9년 동안 박병호는 303홈런을 날리며 5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메이저리그도 경험하고 돌아오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박병호의 올해 성적은 118경기 타율 2할2푼7리(409타수 93안타) 20홈런 76타점 OPS .753으로 조금 아쉬웠다. 다만 8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이어가며 파워는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는 시장에 나오는 것을 택했다. 나성범(KIA, 6년 총액 150억원), 김재환(두산, 4년 115억원), 김현수(4+2년 115억원), 양현종(KIA, 4년 103억원), 박건우(6년 100억원) 등 거물급 선수들이 모두 행선지를 결정한 가운데 박병호는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우승을 차지한 KT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균(4년 총액 60억원), 장성우(4년 42억원) 등 주요 내부 FA를 모두 잡은 KT가 외부 영입에 나섰고 박병호가 그 목표가 됐다.
원소속팀 키움은 당초 내년 본격적으로 재계약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단도 협상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고 박병호 역시 시장 상황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FA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뜨거웠다. 총액 100억원이 넘는 계약만 무려 5건이 나왔다. KT 역시 이미 내부 FA를 잡기 위해 102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시장이 뜨거워진만큼 박병호의 이적 가능성도 커졌다.
키움 팬들은 박병호가 팀을 옮길 가능성이 커지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박병호와의 적극적인 재계약 협상을 요구하며 28일 트럭시위를 예고하기도 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자 키움도 재계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고형욱 단장은 “박병호와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병호의 FA 보상금은 22억5000만원에 달한다. 준척급 FA 선수 한 명을 영입할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키움이 사인앤트레이드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형욱 단장은 “절대 그럴 일은 없다. 우리도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일축했다.
키움을 상징하는 선수가 된 박병호가 내년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