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메이저리그 최고 황당 플레이의 주인공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27)이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2021년 메이저리그에서 일어난 가장 기묘한 경기와 플레이, 순간을 꼽으면서 가장 먼저 5월28일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경기를 소개했다.
당시 3회초 2사 2루에서 컵스 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는 3루 땅볼을 쳤다. 피츠버그 3루수 에릭 곤살레스의 송구가 옆으로 살짝 빗나갔지만 1루수 크레익이 파울 선상에서 잡았다. 1루로 가서 베이스만 밟으면 그대로 이닝 종료였다.
![[사진] 윌 크레익(오른쪽)이 하비에르 바에스를 태그하기 위해 쫓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29/202112290056772367_61cb35e506e42.jpg)
그런데 여기서 희대의 황당 플레이가 펼쳐졌다. 크레익은 귀신에 쓰인 것처럼 타자 주자 바에스를 태그하기 위해 쫓아갔다. 홈으로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던 바에스가 태그를 피한 사이 2루 주자 윌슨 콘트라레스가 3루를 지나 홈까지 파고들었다.
이에 크레익이 포수 마이클 페레스에게 공을 건넸지만 한 타임 늦어 태그 아웃에 실패했다. 당황한 페레스가 1루로 허겁지겁 송구했지만 베이스가 비어있던 탓에 송구가 뒤로 빠졌다.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간 바에스는 다시 일어나 2루까지 달려갔다. 기록은 페레스의 송구 실책이었지만 최초 판단을 잘못한 크레익의 대형 실수였다.
![[사진] 윌 크레익(오른쪽)이 하비에르 바에스를 쫓다 포수 마이클 페레스에게 송구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29/202112290056772367_61cb35e54f83e.jpg)
디 애슬레틱은 ‘30초 동안 엄청난 혼란이 일어났다. 30초 동안 그 어떤 플레이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바에스가 필드 위의 모든 사람들을 포함해 지구 전체에 최면을 걸었던 것이다’며 ‘바에스는 야구계의 데이비드 카터필드(마술사)다. 평생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웃을 것이다’면서 역대급 황당 플레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리플A로 내려간 크레익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를 방출한 키움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7월 중순 한국행을 결정했다. 크레익과 키움의 계약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본헤드 플레이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됐다. 크레익은 “그 수비 때문에 한국에 온 것은 아니다. 그래도 팬들이 그 장면으로 내게 관심을 갖고 화제가 됐다고 하니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며 애써 담담해했다.
한국에선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61경기에 출장한 크레익은 타율 2할4푼8리 55안타 6홈런 30타점 OPS .703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본헤드 플레이는 없었지만 방망이가 시원찮았다. 시즌 후 키움은 크레익을 보류선수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재계약하진 않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32홈런의 ‘사고뭉치’ 야시엘 푸이그를 영입하며 크레익과 결별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