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그리운 ‘병호 형’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이정후(키움)가 약속이라도 한 듯 박병호의 이적 발표와 동시에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FA 박병호의 차기 행선지는 원소속팀 키움이 아닌 KT였다. 이날 통합우승팀 KT와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박병호는 38살이 되는 2024년까지 KT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병호의 시작은 LG였지만 사실 잠재력을 터트린 구단은 키움의 전신인 넥센이었다. 지난 2012년부터 2시즌 동안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타자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2년 연속 KBO MVP를 수상했고,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는 등 KBO 홈런타자의 새 역사를 썼다.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봐도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그런 박병호가 팀을 떠났기에 동료들의 아쉬움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진다. 특히 김하성(2014년 입단), 이정후(2017년 입단)는 히어로즈에서 박병호를 그 누구보다 잘 따르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큰 형님에게 의지하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서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에 김하성은 박병호 이적 직후 자신의 SNS에 “내 마음속 영구결번 52”라는 문구를 새겼다. 박병호의 키움 시절 등번호 52번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뜻을 남긴 것. 전날 김하성, 박병호와 더그아웃에서 함께 떠들던 영상을 게재한 이정후는 이날 박병호와 함께 한 20장이 넘는 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병호 형’과의 추억을 더듬었다.
LG로 떠난 서건창 사진까지 올린 이정후는 "아무것도 아닌 제가 히어로즈 구단에 입단해 좋은 가르침을 주시고 좋은 선배의 본보기를 보여주신 선배님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적, 은퇴로 인해 이제 함께 야구를 하진 못하지만 20대 초반에 배춘 가르침 잊지 않고 내년부터 시작될 20대 중반 야구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선배님들!"이라는 멘트를 남겼다.
한편 간판타자 박병호를 놓친 키움 고형욱 단장은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재계약이 무산됐다”며 “박병호 선수의 선택을 존중한다.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팬들 입장에서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말을 해도 핑계가 될 수밖에 없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