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박병호(35)가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박병호는 29일 KT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에 계약했다. 당초 1월에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려 했던 원소속팀 키움은 박병호의 협상 상황이 급물살을 타자 재계약을 위해 움직였지만 끝내 박병호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박병호의 FA 보상금은 22억5000만원에 달한다. KT 입장에서는 FA 보상금을 포함하면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52억5000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반대로 키움은 비교적 재계약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아쉬운 결과를 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박병호와 상호 양해를 구했다. 팬들에게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박병호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고 박병호는 “키움에서도 내 앞날을 응원해줬다.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 좋게 마무리했다”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KT와 계약하기로 결정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로 KT의 진심 어린 제안을 꼽았다. “KT는 오래전부터 연락을 했다”라고 밝힌 박병호는 “키움측에도 팀은 밝히지 않았지만 상황을 공유했다. 키움쪽에서 시간이 필요한 상태였는데 KT에서 고맙게도 시간을 주고 기다려줬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박병호의 최근 2년간 성적은 좋지 않았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고 올해는 118경기 타율 2할2푼7리(409타수 93안타) 20홈런 76타점 OPS .753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KT는 박병호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박병호는 “최근 2년 동안 내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에이징커브가 아니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찌감치 나에게 제안을 해줬다. 그 부분이 감사했고 간과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반등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라고 KT와 계약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타자친화구장인 KT위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게 된 박병호는 “타자친화적인 구장과 KT 구단의 믿음을 떠나서 나 스스로도 반등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KT가 올해 우승을 했고 내년 다시 우승을 목표로 뛸텐데 우승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키움 팬들에게 “응원을 받을 때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동안 많이 감사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한 박병호는 KT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우승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내서 내년 시즌이 끝날 때는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내년 활약을 약속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