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박병호를 기억하는가” 고척돔 도착한 트럭시위, 하지만 박병호는 이미 떠났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12.29 18: 03

키움 히어로즈 팬들이 박병호(35)의 재계약을 위해 트럭시위에 나섰지만 결국 재계약은 불발됐다.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당시 넥센)에 온 박병호는 키움에서만 303홈런을 때려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활약했다. 5차례 홈런왕을 차지했고 2014년과 2019년에는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겨울 박병호가 FA 자격을 얻자 키움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FA 보상금이 22억5000만원에 달함에도 8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낸 박병호의 장타력을 기대한 팀들이 박병호 영입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발빠르게 움직이며 박병호의 마음을 얻었다.

고척돔에서 진행된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트럭시위. /OSEN DB

박병호의 KT 이적설이 흘러나오자 키움 팬들은 키움에 박병호와의 재계약을 촉구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28일에는 트럭시위를 예고하며 키움 구단의 변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트럭시위가 시작된 29일 시위 차량이 고척돔에 도착하기도 전에 박병호는 KT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에 계약하며 키움을 떠나게 됐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팬들 입장에서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말을 해도 핑계가 될 수밖에 없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트럭시위를 통해 팬들은 “팬들만 히어로즈의 심장 박병호를 기억하는가”, “히어로즈의 팬들은 언제까지 영웅의 은퇴식을 원정석에서 지켜봐야 하는가”, “지금까지 많은 영웅들을 보냈지만 우리에게도 마지막까지 함께할 히어로가 필요했다”, “베테랑, 프랜차이즈 선수들 푸대접 보며 후배 선수들은 무엇을 느낄까”라며 키움 구단을 비판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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