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는 경질. FA 없이 싸울 서튼-수베로, 시즌2 괜찮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1.02 03: 31

외국인 감독 시즌2, 올해는 어떤 모습일까.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은 확실한 성공 보증 수표였다. 지난 2001년부터 팀 순위 8-8-8-8-5-7-7로 4차례 꼴찌 포함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롯데는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과 함께 환골탈태했다. 공격적인 ‘노피어’ 야구로 부산에 야구 붐을 일으키며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올랐다. 
이어 2017년 SK(현 SSG)가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으로 트레이 힐만 감독을 선임했다. 일본시리즈 우승 경력을 자랑한 힐만 감독은 무너진 SK 왕조를 재임 2년 만에 재건했다. 철저한 부상 관리와 데이터에 기반한 디테일로 수비와 주루를 개선하며 2018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수베로-서튼 감독 /OSEN DB

맷 윌리엄스 전 감독 /OSEN DB
3번째 외국인 감독 로또를 긁은 팀은 KIA였다. 메이저리그 홈런왕과 올해의 감독 출신 거물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했다. 2020년 계약 첫 해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딛고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 끝에 6위로 선전했다. 그러나 2년차였던 지난해 창단 첫 9위로 추락,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놓고 경질됐다. 
웬만한 국내 감독들보다 심한 올드 스쿨로 주전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혹사 논란이 불거질 만큼 특정 선수 의존도가 높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KIA 전력이 워낙 척박했고, 윌리엄스 감독이 어떻게 손 쓸 수 없었다는 ‘동정론’도 있다. 2년간 KIA는 FA 영입 없이 내야수 안치홍과 투수 양현종 등 핵심 전력이 빠졌고, 윌리엄스 감독은 없는 자원으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경질로 2022년 KBO리그에 외국인 감독은 2명으로 줄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윌리엄스 감독과는 다른 시즌2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 서튼 감독과 전준우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OSEN DB
지난해 5월 허문회 감독 경질과 함께 2군에서 1군으로 승격된 서튼 감독은 114경기 승률 5할(53승53패8무)로 비교적 선전했다. 최종 순위 8위였지만 시즌 초반 꼴찌였던 팀을 막판에 5강 싸움으로 이끈 점은 높이 평가된다. 2군 감독 시절부터 구단과 함께한 육성 기조에 따라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며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1년 계약 연장으로 2023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수베로 감독의 부임 첫 해도 성적을 떠나 인상적이었다. 예상대로 한화는 2년 연속 10위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파격 시프트로 수비 효율을 높였고, 공격적인 주루로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컬러를 만들었다. 리빌딩 기조에 맞춰 투타에서 모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끊임없이 테스트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에 팀을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한화 수베로 감독과 정은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OSEN DB
그러나 두 감독 모두 2년차 시즌에는 난관이 예상된다. 겨우내 구단으로부터 눈에 띄는 전력 지원을 받지 못했다. 한화는 기대했던 FA 외야수 영입을 포기했고, 롯데는 내부 FA 손아섭을 놓쳤다. 윌리엄스 감독 사례에서 보듯 2년차 시즌에는 성적 압박이 크게 따른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육성 기조를 유지하면서 팀 순위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운 미션이 주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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