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 보다 많은 350만 달러, 신중했던 SSG 외인 영입 '비하인드 스토리'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12.30 14: 06

SSG 랜더스가 2022년에는 건강한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특히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 만족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사다. SSG는 3명의 외국인 선수 계약에 350만 달러를 투자했다. 우승팀 KT(345만 달러)보다 더 많다. 
SSG는 2022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지난해보다 신중했다. 한때 KBO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외국인 구성 완료에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신중했다.
SSG는 전신인 SK 시절인 지난해 10월 31일 2021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기존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그대로 동행을 했고 투수 두 명을 모두 빠르게 뽑았다. 윌머 폰트와 총액 100만 달러, 아티 르위키와 총액 75만에 계약 완료했다. 타자 로맥은 재계약을 하면서 역대 SK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됐다.

SSG 랜더스 새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 / SSG 제공

당시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시장이 불안정한데다 국내 다른구단이나 아시아 지역 타 리그에서 우수 외국인 선수 영입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 예년에 비해 빠르게 영입을 마쳤다. 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르게 외국인 구성을 완료했다.
하지만 올해 겨울에는 그렇지 못했다. 기존 로맥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지난 4일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케빈 크론 영입을 발표했다. 이후 두 외국인 투수가 남은 상태였다.
올해 뛴 폰트는 재계약 방침을 일찌감치 알렸다. 다만 샘 가빌리오 대신 폰트와 함께 ‘원투 펀치’ 노릇을 할 새 얼굴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유는 하나다.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 찾기가 화두였다.
SSG는 올해 선발진에서 줄부상을 겪으며 힘겨운 순위 싸움을 했다. 제주 캠프 때부터 시즌을 준비한 아티 르위키는 두 차례 부상 끝에 짐을 쌌다. 그렇게 SSG 선발진이 꼬이기 시작했다. 건강하지 못했던 선발진, 건강해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한 시즌이 됐다. 그래서 SSG는 건강한 외국인 투수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 / OSEN DB
SSG는 지난 17일 폰트와 재계약을 발표했고, 4일 뒤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이반 노바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당시 류선규 단장은 “우리 처지에서는 외국인 투수가 100만 달러 상한선이 있으니 모든 것을 갖출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이, 부상, 구위, 제구 등 한 개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 중에서 차라리 나이가 많더라도 경험, 경기 운영 능력이 우리에겐 장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무엇보다 건강 문제로 속 썩일 일이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애쓴 점을 칭찬했다. 보통 스카우트 팀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힘을 들이지만, 이번에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예전보다 신경을 더 많이 썼다는 것이다.
이 점을 두고 박창민 SSG 수석 트레이너는 OSEN과 통화에서 “일단 구단에서 후보를 정리했다. 이후 우리는 메디컬 체크를 두고 관여를 했다. 그간 외국인 선수들 부상 사례가 많았으니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신경을 더 쓰고 구단과 상의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트레이너는 “당장 메디컬 테스트에서 부상, 몸 상태 문제가 없어도 시즌 도중 문제가 또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후보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다보니 (외국인 구성 완료가) 늦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그래도 외국인 선수 측 에이전시에서 ‘메디컬 체크가 까다롭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었다. SSG의 2022년 시즌 고민은 2021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수술대에 오른 후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은 5월말, 6월초 복귀가 가능하다. 복귀해도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 선발 공백을 메운 투수들은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수들이 강해야 하고, 건강하게 선발진을 지켜줘야 한다.
박 트레이너는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렇다면 한 곳이라도 더 자세히 봐야 한다. 통계적으로 어디가 문제가 될지, 외국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중으로 몸 상태를 계속 체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늦게까지 고민을 하고 결정하게 됐다”고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했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