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A 시장은 화끈하게 불타 올랐다. 역대급 시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29일까지 13명의 FA 계약에 967억원이 쏟아졌다. 한화 최재훈의 5년 54억원 계약을 시작으로 29일 KT가 박병호를 3년 30억원에 영입했다.
100억대 계약만 5건이 나왔다. 나성범(KIA, 6년 150억원), 김재환(두산, 4년 115억원), 김현수(4+2년 115억원), 양현종(KIA, 4년 103억원), 박건우(6년 100억원)가 주인공이다.
더불어 팀을 옮긴 선수도 5명이다. 나성범(NC→KIA), 박건우(두산→NC)와 함께 박해민(삼성→LG, 4년 60억원), 손아섭(롯데→NC, 4년 64억원), 박병호(키움→KT, 3년 30억원)가 팀을 옮겼다.
남은 미계약자는 정훈, 허도환 2명이다. 지금까지 FA 시장에서 승자는 KIA, NC, LG가 꼽힌다. 반면 롯데와 키움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어 전력 약화와 함께 팬심의 분노에 직면했다.
올해 9위로 추락한 KIA는 시즌 후 사장-단장-감독이 동시에 경질됐고 대변화를 맞이했다. 개혁과 함께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253억원을 지출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과 장타가 나성범을 영입해 투타 기둥을 얻었다. 양현종이 협상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있었으나 보장액과 거의 비슷한 옵션을 받아들였다. 단숨에 5강 후보로 꼽힌다. 양현종과 외국인 투수 2명, 이의리, 임기영의 5선발진이 기대된다. 나성범-최형우 쌍포도 마찬가지.
NC는 나성범을 잃었지만, 164억원을 들여 박건우와 손아섭을 재빨리 영입했다. 박건우는 통산 타율 3할2푼6리 88홈런 478타점 OPS .880을 기록했다. 7년 연속 3할 타율. 2016~2020년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손아섭은 15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3할2푼4리 2077안타 165홈런 873타점 OPS .866을 기록했다. 9년 연속 200루타,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최연소 20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박건우와 손아섭은 타격의 정교함과 꾸준함이 장점. 둘 다 통산 타율이 3할2푼대로 현역 선수(3000타수 이상) 중에서 타율 2위, 3위다. NC는 장타력 대신 출루, 컨택 능력으로 팀의 방향성을 잡았다.
LG는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을 4년 총 60억원에 영입했다. 간판타자 김현수는 4+2년, 최대 115억원으로 붙잡았다. 사실상 종신 계약이다. 공수주 능력이 뛰어난 박해민으로 공수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출루왕 홍창기와 도루왕 박해민으로 리그 최강 테이블세터가 가능하다. 외야진은 김현수-박해민-홍창기로 수비 능력도 업그레이드 됐다. 채은성이 1루수로 전환해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고, 상위타순은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롯데와 키움의 팬들은 우울하다. 롯데 팬들은 부산갈매기 응원을 받으며 15시즌을 뛴 손아섭이 다른 팀도 아닌 ‘낙동강 라이벌’ NC로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 롯데는 외부 FA 영입은 커녕 프랜차이즈 스타도 지키지 못했다. 롯데의 제시액은 NC의 4년 64억원에 크게 밑돌았다. 손아섭에게 팀 로열티를 요구하기엔 격차가 컸다.
키움은 팀에서 영구결번이 유력했던 홈런왕 박병호와 결별했다. KT가 29일 박병호와 3년 총액 30억원에 FA 계약했다. 키움은 보상금 22억 5000만원을 받는다. 모기업이 없어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키움의 현실이다. 홈런왕 5회, MVP 2회를 수상한 박병호의 이적은 전력 약화를 떠나 팀을 상징하는 스타를 잃었다. 키움은 마무리 조상우가 군 입대를 한다. 내년 시즌 5강 희망이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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