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구자욱, "아직 커리어하이 오지 않았다. 대박보다 우승"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12.30 11: 12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구자욱은 정규 시즌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리(543타수 166안타) 22홈런 88타점 107득점 27도루 OPS 0.88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장식했다. 데뷔 첫 20홈런-20도루 달성은 물론 득점 1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개인 통산 1000안타, 통산 100도루, 7년 연속 200루타 누적 기록을 세웠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구자욱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구자욱 / OSEN DB

구자욱은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였던 외야수 부문에서 이정후(키움), 홍창기(LG)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구자욱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너무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냈다.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됐고 재미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개인적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커리어 하이 시즌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올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다. 사실 제 자신에게 후한 편은 아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진짜 부족해지는 것 같다"면서 "제 자신에게 '올 시즌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99점을 주고 싶다. 100점짜리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자욱 / OSEN DB
구자욱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는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위기에 처한다고 생각한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 좋은 타격 자세를 유지하는데 가장 신경 쓰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후 열흘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그는 꾸준히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이다. "어떤 분들은 방송에 출연하느라 훈련 안 하는 줄 아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저는 야구에 대한 욕심이 많고 야구할 때 가장 행복하다. 시즌이 끝난 뒤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매일 방망이를 잡았고 부족했던 근력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달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오프 시즌이지만 열심히 훈련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게 프로 선수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구자욱은 "2월 캠프에 합류하기 전까지 100%의 몸상태를 만들기 위해 1월부터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FA 시장은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현종, 나성범(이상 KIA), 김현수(LG), 김재환(두산), 박건우(NC) 등 5명의 100억 원대 초대형 계약 선수가 탄생했다. 다음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얻게 되는 구자욱 또한 초대형 계약을 예약한 상태. 
이에 구자욱은 "주변에서 'FA 대박 나겠다'고 하시지만 저는 어떻게 하면 야구를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올 시즌 우리 팀이 가을 야구에서 아쉬움을 남겼는데 다음 시즌에 우승할 수 있도록 집중할 생각"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구자욱 / OSEN DB
구자욱은 데뷔 첫 FA 자격을 얻고 LG로 이적한 박해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야구 동영상을 자주 돌려보는데 해민이 형을 볼 때마다 울컥한다. 이제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다. 제겐 정말 든든한 선배이자 최고의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영향력이 큰 선수였다. 형이 좋은 대우를 받게 되어 기쁘면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어 아쉽다. 많이 의지했던 선배가 떠난 게 가장 아쉽다.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같은 마음이다. 정말 추억이 많은 형이다. 해민이 형이 잘하길 응원하겠다". 
구자욱은 그라운드에서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관중 입장에서 경기를 보면서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제가 선수들을 보면서 반했는데 팬들은 얼마나 감동하고 열광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왜 감정을 감췄을까, 표출하지 못했을까, 팬들께 감동을 주지 못했을까 스스로 반성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팀이 지고 있는데 안타 쳤다고 좋아하진 않을 거다. 팀, 팬, 동료들 모두가 원했던 순간에 좋은 활약을 펼치면 자연스레 제 감정이 나오지 않을까. 그땐 제 몸이 원하는 대로 표현할 생각"이라며 "선수들이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펼친다면 팬들께서도 더 좋아하실 것 같다. 팬서비스의 연장선상이자 한국 야구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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