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남고 싶고, 우리도 남기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와 FA 내야수 정훈(34)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까. 롯데는 올해 손아섭과 정훈이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손아섭과 협상에서 진척이 없었고, 롯데 제시안과 시장가격과 큰 괴리가 있었다. 결국 손아섭은 ‘옆 동네’ 라이벌 NC와 4년 64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육성을 놓칠 수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고 과열된 시장에 편승하지 않았다. 하지만 팬심은 이대호 이후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히던 손아섭의 이탈에 들끓을 수밖에 없었다. 구단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제 롯데는 또 한 명의 내부 FA 정훈과 협상을 하고 있다. 정훈도 롯데 팬심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의 기여도는 손아섭에 뒤지지 않는다. 올해 135경기 타율 2할9푼2리(486타수 142안타) 14홈런 79타점 OPS .818의 기록을 남겼다. 주전 1루수로 준수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타격 생산력도 좋다. 3년 30억 원에 KT와 계약한 1루수 박병호(35)와 수치적으로 비교했을 때 홈런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치에서 우위에 있다.
중견수 수비력도 평균 이상은 된다는 평가로 멀티플레이어로 분류됐다. 무엇보다 C등급 FA로 보상 선수 없이 보상금만 1억5000만원에 불과했기에 알짜매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대어급 선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됐고 계약이 먼저 이뤄지면서 정훈을 향한 관심은 뒷전으로 물러났다. 일부 구단들이 정훈을 향해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관심 수준에 그치면서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는 사실상 롯데와 협상 창구가 단일화됐다.
그동안 롯데는 운영팀장이 정훈 측과 만나서 교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성민규 단장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것은 지난 29일부터다. 성 단장은 “협상은 그 전에 시작했고 그동안 운영팀장님이 만나고 있었다. 대화도 잘 하고 있었고 조금씩 서로의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구체적 액수와 기간 등 이견을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정훈 선수도 남고 싶어하고, 우리도 정훈 선수를 남기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협상을 해야 한다”라며 “간극을 조율 잘 하고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올해 FA 시장은 과열됐지만 롯데는 내부 FA 기조는 굳건했다. 기본적으로 육성을 등한시 할 수 없다는 것. 손아섭을 놓친 결과로 이어졌지만 정훈 잔류를 위해 무턱대고 패닉바이는 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성 단장은”시장 상황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시장을 따라가겠다는 것도 아니다. 서로 정해놓은 선이 있을 것이다. 협상이 정말 어렵다”라면서 “모든 협상에는 간극이 있는 것이고 간극을 좁혀나가야 한다. 우리 구단은 일단 최선을 다해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