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기대감, SSG 선발진 2022년도 관리 필요하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12.31 14: 06

SSG 랜더스가 내년 시즌 다시 5강 이상을 노린다. 신중하게 새 외국인 선수들을 뽑았고, 부상 복귀 전력도 있다. 하지만 내년 시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SSG는 올해 최주환과 추신수 영입으로 ‘가을야구’를 기대했다. 2020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정상급 내야수 최주환을 데려왔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6시즌 동안 활약한 추신수까지 영입했다.
공격력 강화는 확실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그간 선발진을 이끌던 잠수함 투수 박종훈과 우완 문승원이 전반기 도중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제주 캠프 때부터 시즌 준비를 함께 한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가 두 차례 부상 반복으로 짐을 싸게 됐다.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 / OSEN DB

SSG는 전반기부터 정상적인 선발진 운영을 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시점에서 5강 싸움을 했지만, 그간 선발 경험이 없거나 적은 투수들을 번갈이 기용하면서 겨우 버티는 수준이었다.
대체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 SSG의 2022시즌 선발진 구상에 대한 고민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시즌 종료 후 SSG는 롯데 자이언츠를 떠난 베테랑 우완 노경은(37)을 영입했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5월말에서 6월초 복귀가 예상되기 때문에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다. 필요한 선택이었다.
이후 SSG는 1선발 노릇을 한 윌머 폰트와 재계약에 방침을 뒀고, 내년에도 함께 하기로 서로 손을 잡았다. 올해 담증세 등 이탈한 적도 있지만 구위는 뛰어났기 때문에, 리그와 구단 적응을 잘 한만큼 내년에 기대해보게 됐다.
폰트와 재계약 후 SSG는 4일이 지나 새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커리어는 뛰어났다. 11시즌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고 구위나 변화구 모두 좋다는 평가를 받아온 투수였다.
노바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빅리그 11시즌을 지내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187이닝(2017년, 2019년) 투구 2회를 기록했다. 총 6시즌 동안 15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SSG는 노바가 다년간의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노하우를 보유했다고 판단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걱정하는 점도 있다. 2020시즌에는 코로나19 사태로 4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고, 올해에는 마이너리그 거부로 1년을 통째로 쉬었다. 최근 고향 땅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윈터리그 몇 경기에서 감각을 익힌 게 전부였다.
SSG 박창민 트레이너는 노바에 대해 “메디컬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 다만 1987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다. 또 최근 2시즌을 제대로 뛰지 않았다. 보통 한 시즌을 꾸준히 뛴 선수가 다음 시즌에 부상을 입을 확률이 적다. 그런데 한 시즌을 거의 뛰지 않았다면 조심해야 한다. 천천히 끌어 올려야 한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이미 한 시즌 동안 KBO 리그를 경험한 폰트처럼 같은 로테이션, 페이스로 갈 수 있을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6월쯤 돌아오는 박종훈과 문승원도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관리를 받게 될 것이다. 선발진에서 건강을 두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선수들만 3명이다.
최정이 세 번째 홈런왕을 차지했고 한유섬이 부상 악몽을 씻어내고 반등했다. 건강한 최주환이면 FA 시장에서 영입할 때 기대치를 볼 수 있고 최지훈과 박성한 등 젊은 야수들이 큰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또 선발진이다. 베테랑 노경은을 비롯해 올해 선발 기회를 잡았던 오원석, 최민준 등 젊은 투수들을 2선발 3선발급으로 보는 상황은 아니다. 과연 SSG가 올해 고민을 어떻게 잘 풀어가면서 내년 시즌을 맞이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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