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에서는 미국 대학 풋볼의 볼(Bowl) 게임이 열렸다. 매년 12월 말에 열리는 핀스트라이프 볼 게임이다. 올해 대회에서는 메릴랜드가 54-10으로 버지니아텍을 꺾고 트로피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눈이 띈 것은 버지니아텍의 헬멧이었다. 헬멧의 왼쪽에는 학교 로고가 있었지만, 반대편에는 뉴욕 양키스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풋볼과 야구로 종목도 다르고, 그렇다고 연고지가 같은 지역도 아니다.
버지니아텍이 양키스의 로고를 새기고 이날 볼 게임에 나선 것은 진짜 이유는 '감사의 표시'였다.
![[사진] 헬맷에 뉴욕 양키스 로고를 새긴 버지니아 텍 선수들이 30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핀스트라이프 볼에서 메릴랜드와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31/202112310318770275_61ce1e791442a.jpg)
버지니아텍과 양키스의 관계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17일 버지니아텍에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인으로 알려진 범인이 대학 캠퍼스와 기숙사에서 총기를 난사해 무려 32명이 사망하는 사고였다.
양키스는 5월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펀드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기부를 발표한 그날 버지니아 텍회장을 초청해 미국 전국 방송으로 중계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 시구를 맡기며 기부금 조성에 큰 도움을 줬다.
양키스의 도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8년 3월 양키스는 버지니아텍이 있는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를 직접 찾아가 학교 야구팀과 시범경기를 가졌다. 양키스는 버지니아텍 선수들에게 양키스의 상징인 스트라이프 무늬의 새 유니폼을 선물했다.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호르헤 포사다 등 당시 간판스타들은 선수들과 버지니아텍의 팬들을 위해 사인을 해주며 그들이 총기 난사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십수 년이 지난 30일 버지니아텍은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핀스트라이프 볼에 출전하게 되자 당시의 고마움을 헬멧에 로고로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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