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달러’ 최저 몸값 외국인 투수, 가성비 으뜸 될까 제2의 스미스 될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12.31 17: 22

키움 히어로즈 타일러 에플러(28)가 내년 시즌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
키움은 지난 17일 “새 외국인투수 에플러와 총액 40만 달러에 2022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2014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명을 받은 에플러는 2017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까지 승격했지만 끝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9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면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다. 당시 성적은 24경기(31⅓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4.02을 기록했다.

키움 히어로즈 타일러 에플러. /키움 히어로즈 제공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뛴 에플러는 19경기(72이닝) 2승 9패 평균자책점 7.75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는 에플러를 직접 확인한 키움 고형욱 단장은 에플러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에플러는 196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직구의 각도가 매력적인 투수다. 그런데 올해 워싱턴에서는 투수코치의 권유로 팔을 낮춰서 공을 던졌다. 이 때문에 올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고형욱 단장의 설명이다.
“이번에 도미니카에서 확인했을 때는 일본에서 던졌던 팔 위치로 다시 올라왔다”라고 말한 고형욱 단장은 “에플러를 봤을 때 브리검에 뒤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큰 키에서 나오는 공의 각도도 괜찮고 디셉션도 좋다”라며 에플러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키움은 올해 외국인선수 구성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와 13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새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100만 달러에 데려왔다. 에플러까지 총액 27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올해 시즌 전 외국인선수에 210만 달러(요키시 90만 달러, 조쉬 스미스 60만 달러,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60만 달러)를 지출한 것과 비교하면 60만 달러가 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리스크는 작지 않다. 벌써 KBO리그 4년차 시즌을 앞두고 있는 요키시는 믿을 수 있는 에이스이지만 푸이그와 에플러는 아직 물음표에 가깝다. 푸이그는 기량에서는 큰 걱정이 없지만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40만 달러를 받는 에플러는 내년 KBO리그에서 가장 적은 금액을 받는 외국인선수가 될 전망. 아직 두산(2명)과 KIA(1명)가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치지 않았지만 신규 외국인선수에 상한선인 100만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추세인 만큼 에플러보다 적은 금액의 계약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두 번째로 계약 규모가 작은 외국인선수는 찰리 반스(롯데, 61만 달러)로 에플러와는 21만 달러 차이가 난다.
물론 계약 규모가 외국인선수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100만 달러를 받는 외국인선수가 실패할 수도 있고 40만 달러를 받는 외국인선수가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계약 규모가 클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키움은 올해 시즌 시작을 같이했던 스미스를 2경기만에 방출하고 제이크 브리검을 다시 데려오는 결정을 내렸다. 스미스는 2경기(10이닝) 1승 평균자책점 6.30을 기록하고 팀을 떠났다. 내년에는 브리검이라는 대체선수도 없는 만큼 에플러의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만약 에플러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내년 외국인선수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요키시와 함께 에플러가 키움 선발진을 이끌어준다면 키움은 내년에도 포스트시즌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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