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줘서고마워’ 성남고→LG→KT, 국민거포&KS MVP의 극적 재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1.02 04: 24

사람 인연은 정말 모를 일이다. 청년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경수(38)와 박병호(36)가 12년이 흘러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국민거포’ 박병호의 KT행이 확정된 지난달 29일.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의 주인공 박경수(KT)는 자신의 SNS에 박병호와 사석에서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같이 하고 싶다고 했는데 진짜 같이 하게 됐다. 축하하고 좋은 추억 만들자”는 글을 게재했다. 게시물 말미에 ‘#와줘서고마워’라는 해시태그까지 달며 박병호와의 재회를 기뻐했다.
두 선수의 인연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경수가 2002년 성남고등학교 졸업반에서 거포 내야수로 활약할 당시 박병호가 1학년 신입생으로 들어온 것. 이후 박경수는 2003년 LG 1차 지명, 박병호는 2005년 LG 1차 지명을 나란히 받으며 프로의 시작도 함께 했다. 큰 기대와 달리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 부분도 공통점이다.

박경수 SNS 캡처

LG를 먼저 떠난 건 박병호였다. 2011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의 전신인 넥센으로 이적해 마침내 거포 본능을 깨웠다. 2012년부터 2시즌 동안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타자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2년 연속 KBO MVP를 수상했고,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 등의 남다른 파워를 뽐냈다. 이에 힘입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도 잠깐 시간을 보냈다.
박경수(와) 박병호 / OSEN DB
LG 시절 타율 2할대 초중반의 평범한 내야수였던 박경수 역시 이적과 함께 커리어의 꽃을 피웠다. 2014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18억 2천만원에 막내 KT로 이적해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고,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 2018년 25홈런 등을 통해 마법사 군단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3년 총액 26억원의 두 번째 FA 계약, 첫 우승반지 및 한국시리즈 MVP 등 경사가 뒤따랐다.
약 12년이 흘러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성남고 2년 선후배.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두 선수는 2022시즌 KT의 통합 2연패를 위해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가 됐다. 박경수는 이미 새 시즌 주장으로 선임됐고, 박병호 또한 장타력을 물론이고 더그아웃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필요가 있다. 물론 키움에서 그런 역할을 잘 수행한 경험이 있다.
청년 시절을 함께 보낸 후배와 커리어 막바지에 한 팀이 된 소감은 어떨까. 박경수는 “우리 팀 문화가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박)병호의 합류가 주장인 내게 든든하다”며 “우리 팀에 친한 선수가 많아 적응은 쉬울 것이다. 나도 많이 도와줄 생각이다. 병호와 함께 2년 연속 우승을 위해 힘을 내겠다”고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각오를 전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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