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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페이 없다지만…정훈 없으면 '41세' 이대호가 1루수로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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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는 FA 정훈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사실상 독점 입찰인 가운데 기존 금액에서 액수가 크게 변함은 없을 듯 하다. 그런데 만약 정훈과 협상에 실패하면, 롯데의 1루수 대안은 어떻게 될까.

롯데는 정훈과 마지막 FA 협상에 임하고 있다. 손아섭과 FA 협상에 실패하며 NC로 떠나보낸 뒤 롯데는 정훈과의 협상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일단 “선수도 남고 싶고, 구단도 남기고 싶다”는 게 롯데 구단 측의 입장. 필요한 선수이기에 잡는 게 기본 방침이다. 그렇다고 선수 측이 원하는 액수를 무작정 안겨주지는 않는다는 것도 롯데 구단의 기조다. 협상에서 간극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지만 무조건적인 잔류를 위해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게 입장은 확고하다.

정훈 /OSEN DB

현재로서는 정훈을 원하는 구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 상황. 정훈의 선택지도 롯데가 유일해졌다. 결국 롯데는 경쟁이 붙지 않는 매물에 높은 금액을 지불한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롯데와 정훈이 뒤늦게라도 합리적인 금액에 계약 합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양 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만일 양 측이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도 제로 확률은 아니다. 정훈의 선수 생활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맞지만 롯데 역시 당장 주전 1루수 정훈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특히 수비에서의 문제가 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현대 야구에서 1루수 수비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좌타자들이 많아지면서 빠른 타구 역시 많이 처리해야하는 또 다른 ‘핫코너’가 됐다. 또한 수비 시프트가 활성화 되면서 이전과 달리 1루수의 움직임도 많아졌다. 다른 내야수들의 송구도 유려하게 처리해야 한다. 1루수의 업무는 상상 이상으로 많아졌다. 정훈은 그동안 이 역할들을 완벽하게 해냈다.

문제는 정훈이 없다는 가정 하에 선수단 구성에서 1루수 최우선 대안이 41세 이대호가 된다는 것. 이대호만큼 1루수 경험이 많고 또 수비 능력이 좋은 선수가 없는 게 현재 롯데 선수단의 현실이다. 수비 범위는 좁지만 글러브 핸들링은 현재도 최정상급이다. 지난해 1루수로 18경기(15선발) 118⅓이닝만 소화했다. 2020시즌 55경기(53선발)에 나서 443⅓이닝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대호의 수비 능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1루수 출장 비중을 높이기 보다는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하며 공격에 더 기여하는 게 팀과 선수에게 모두 옳은 방향이다. 체력과 부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대호 /OSEN DB
현재 1군 자원들 가운데 김민수와 나승엽이 1루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김민수는 주전 유격수 경쟁을 펼치며 2루수, 3루수 전천후 백업 역할을 해야 한다. 나승엽은 오는 3월 예정인 상무 추가 모집에 지원해 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2군에서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타격왕 경쟁을 펼쳤던 김주현이 그나마 전문 1루수 대안이지만 아직 1군을 책임질만한 경쟁력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왔던 좌익수 전준우의 1루수 전환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실전 경기에 내보낼만한 수준인지는 확인해야 한다. 신본기, 오윤석(이상 KT) 등 과거 백업 자원들이 있다면 선수층 운영이 좀 더 유연해졌을 수 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트레이드시키며 1군 내야 뎁스는 얇아졌다.

정훈과의 잔류 협상에 실패하면 롯데의 1루 자리도 불확실성이 가득한 변수가 된다. 이대호의 1루수 출장 비중이 높아지게 되고 전준우가 익숙하지 않은 1루수 자리에서 자주 출장한다면 공수에서 어떤 나비효과가 벌어질 지 알 수 없다. 

가뜩이나 지난 2년 간 주전 유격수를 맡고 내야를 책임졌던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내야 수비의 불안정을 피할 수 없다. 포구는 물론 송구에서의 물음표가 늘어났는데 믿음직하게 송구를 받아줄 1루수까지 없다면 내야 전체가 패닉에 빠진다. 공격력보다는 수비와 주루 등 세밀한 플레이를 중시하는 팀 컬러로 바꿔나가고 있는 과정인데 정훈이 없다면 내야 수비가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

불혹이 넘는 선수를 첫 번째 대안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 정훈과의 FA 협상에서 롯데의 딜레마가 될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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