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5.8세 최연소+연봉 10위’ 한화, 진짜 리빌딩은 이제 1년 했을 뿐이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1.04 03: 30

 한화 이글스는 2년 연속 최하위 10위를 기록했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 한화는 개장 직후 포수 최재훈과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을 했고, 이후로는 FA 시장에서 발을 뺐다.   
한화 팬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리빌딩만 하는 구단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일부 열성적인 팬들은 구단을 향해 항의 차원에서 트럭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한화의 현재는 팬들의 원망을 들을 수 있겠지만, 미래까지도 그럴까.
# 3년간 465억원 FA 투자 

한화는 그들의 길을 고수할 수 있을까. /OSEN DB

한화는 2010년대 들어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 2014년 FA 시장에서 137억원을 투자해 당시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이용규-정근우를 영입했다.
2015~16년에는 김성근 전 감독 체제에서 또다시 대대적인 FA 영입이 이뤄졌다. 2015년 87억 5000만원(송은범, 배영수, 권혁), 2016년 97억원(정우람, 심수창)을 투자해 외부 FA를 영입했다. 2016년에는 김태균(4년 84억원), 조인성(2년 10억원)의 내부 FA 재계약도 있었다.
한화는 3년 동안 FA 시장에 465억원을 쏟아부었다. 2014~16년 성적은 최하위-6위-7위에 그치며 ‘투자=성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고액 연봉 몇 명을 영입한다해서 팀 체질이 바뀌지 않았고, 옅은 선수층의 한계만 도드라졌다.
오히려 역효과만 생겼다. 팀 연봉은 2015년 2위, 2016~17년에는 100억원이 넘는 1위였다. 베테랑을 영입하면서 선수단 평균 연령도 3년 연속 1위였다.
당장 눈앞의 성적을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30대 초중반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돈은 돈대로 쓰고, 성적은 기대이하였다. 팀 연봉은 1위였지만, 소수의 선수에게 고액 연봉이 집중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 젊은 선수들은 기회를 잃으면서 미래 성장 동력까지 잃었다.
# 수베로 감독과 리빌딩
한화는 2020시즌 도중 한용덕 감독이 물러나고 육성 강화를 위해 2군 감독으로 영입했던 최원호 감독 대행으로 시즌을 마쳤다. 2021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감독 수베로를 영입해 리빌딩 노선을 확실하게 방향을 잡았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 말미에 리빌딩을 언급하며 투수력과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불펜진에서 코어 자원을 만든 것에 흡족해 했다. 수베로 감독은 “불펜진이 개개인 성장을 많이 이뤄졌다. 강재민은 코어 자원을 증명했다. 주현상, 김종수는 후반기에 자기 롤에 맞게 성장했다. 김범수도 있다. 윤호솔은 불펜 중심으로 성장할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정민철 단장은 마운드 강화(육성)를 우선 과제로 언급했다. 토종 에이스가 된 김민우를 받쳐줄 선발을 만들어야 하고, 불펜진은 필승조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했다.
# 투수력이 최우선이다
한화가 최근 10년 사이에 가을야구에 성공한 것은 2018시즌이 유일하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런데 팀 득점과 팀 실점을 기반으로 빌 제임스가 고안한 피타고리안 승률은 .480이었지만, 실제 한화의 승률은 .535(77승 67패)로 상당히 높았다. 기대승률보다 무려 9승이나 더 많이 이겼고, 기대승률 순위는 8위였다.
투수력이 뒷받침 된 행운이 많이 따른 시즌이었다. 2018년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4.93으로 SK(4.67)에 이은 2위였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4.28로 리그 1위였다. 삼성이 4.66으로 2위였고, 나머지 8개팀은 모두 5점대 이상이었다.
한화는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58승 4패(승률 .935)로 2위였다. 반대로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10승 59패(승률 .145)로 1위였다. 불펜이 강해 뒷심이 좋았다. 특히 1점차 승부에서 20승 13패(승률 .606)로 1위.
수베로 감독과 정민철 단장이 토종 선발진 완성과 불펜 보강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한화 정민철 단장과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을 완수할 수 있을까. / OSEN DB
# 최연소 팀 & 최저 연봉 팀 
2021시즌 등록 선수(2021년 3월 KBO 자료)을 보면, 한화는 25.8세로 가장 젊다. KBO리그에서 신예들이 많은 키움이 26.6세로 그 다음으로 젊은 팀이다.
한화는 2020시즌 평균 연령(28.5세) 1위였다. 2020시즌 후 30대 중반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선수단이 급격하게 슬림화됐다. 1년 만에 최고령 팀에서 최연소 팀으로 바뀐 것. 경험과 기량도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다.
2018년까지 고액 연봉 팀이었으나, 선수단 체질 개선으로 팀 연봉은 최근 3년간 7위-9위-10위로 줄었고 덩치와 성적에 맞는 팀이 됐다. 한화는 본격적인 리빌딩을 1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14~16년의 광범위한 FA 영입의 후유증에서 이제서야 완전히 벗어났다. 내야진에서 핵심 선수(노시환, 정은원, 하주석)을 키웠고, 투수진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P.S. 한화가 지난해 FA 정수빈에게 60억 이상 베팅했다면 영입했을 것이다. 올 겨울 FA 박건우에게 100억 넘게 투자했다면 NC가 아닌 한화 유니폼을 입었을 수도 있다. 오버 페이를 각오했더라면. 그렇게 한화그룹에서 160억을 지원받아 선수를 보강했더라면, 당장 올해 5강을 담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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