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통산 성적 5경기(23⅓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16. 한국시리즈에서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서는 톱을 다투는 성적이다.
그러나 이젠 지나간 과거, 흘러간 영광이다. 방출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보류선수명단에 포함됐다. 2022시즌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산의 베테랑 투수 장원준(36) 이야기다.

장원준은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8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 계약은 지금까지도 두산의 외부 FA 영입으로 최대 규모다. 외부 FA 영입 자체가 드물기도 하지만.
그리고 두산은 투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장원준은 2015년부터 12승-15승-14승을 기록했고, 3년 동안 한국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 2번, 준우승 1번을 차지했다.
그런데 4년 FA 계약 마지막 해 2018년 갑자기 커맨드가 뚝 떨어졌다. 몸에 특별한 이상도 없는데, 등판만 하면 난타 당하고 대량 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이 10점대로 치솟았고, 2군에도 내려갔다. 결국 24경기 3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9.92로 시즌을 마쳤다.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불펜 투수로 2경기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1피안타 3볼넷 1실점하면서 통산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이 0점대에서 1점대로 올라갔다.

네 시즌을 뛴 장원준은 FA 권리 신청을 포기하고 두산에 잔류했지만, 이후 예전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 부진에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2019년 2이닝, 2020년 5⅔이닝에 그쳤다. 특별한 부상이 없었기에 부진의 원인으로는 두산 이적 후 매년 168이닝 이상 던지고, 경기 당 투구수가 많아서 피로 누적으로 밖에 추정이 안 됐다.
올해 장원준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32경기(18⅔이닝)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포함됐으나,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84억 FA 계약을 했던 장원준은 FA 계약이 끝난 후 연봉은 6억원으로 삭감, 다시 3억원으로 반토막 그리고 지난해는 8000만원으로 뚝뚝 떨어졌다. (입단 4년차였던 2007년 8500만원 이후 최저액이었다) 지난해 성적을 보면 올해 연봉도 삭감 대상, 그동안 공로를 인정받아 잘해야 동결이다. 보통 부진한 베테랑 선수들의 연봉 마지노선은 5000만원이다.
2022시즌 장원준은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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