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5승 외인과 재계약한 이유...S존 확대 수혜자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1.06 19: 19

“지금까지 본 외국인 선수 중 인성, 동료애, 팀워크는 최고다.”
한화는 외국인 좌완 투수 라이언 카펜터(30)와 2022년에도 함께한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로 총액 75만 달러에 지난달 10일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지난해 총액 50만 달러보다 25만 달러 오른 조건. 
성적만 보면 조금 애매했다. 카펜터는 지난해 31경기에서 170이닝을 던지며 5승12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규정이닝 투수 19명 중 평균자책점 13위로 이 중 가장 적은 5승에 그쳤다. 나머지 투수들은 최소 8승 이상 올렸다. 

한화 라이언 카펜터 /OSEN DB

3점대 후반 평균자책점과 12번의 퀄리티 스타트에 비해 승운이 유독 따르지 않았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3.89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중 꼴찌였다. 승리 요건을 구원투수가 날린 것도 6번 있다. NC 신민혁(7번) 다음으로 많았다. 
하지만 한화 내부적으로는 카펜터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기록 외적인 점을 주목했다. 한화 관계자는 “카펜터가 정말 잘 버텨줬다. 타선 득점 지원이 최하위였고, (불펜 블론으로) 승리를 날린 적도 많았다. 상대 1선발과 계속 맞붙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170이닝을 던져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수라면 승리를 따야 신이 난다. 자기가 나갈 때마다 점수가 안 나고, 이기고 있을 때 뒤집힌 경우가 많았으니 여러모로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평불만이나 섭섭함을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다. 항상 팀과 동료들에게 고마워했다. 야구 외적으로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다. 지금까지 봐온 외국인 선수 중 인성, 동료애, 팀워크에서 모두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한화 라이언 카펜터가 송구 실책을 한 3루수 노시환을 격려하고 있다. /OSEN DB
실제로 지난해 9월12일 대전 삼성전 더블헤더를 앞두고선 스스로 불펜 등판을 요청했다. 이틀 전 선발등판한 상황이었지만 2차전 선발로 예정된 장민재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등판 여부가 불투명했고, 팀의 마운드 운용이 어려워지자 불펜 대기를 자청한 끝에 1차전 구원 1이닝을 던졌다. 외국인 투수가 자신의 루틴을 무너뜨리며 불펜으로 나서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물론 재계약의 이유가 멘탈 때문만은 아니다. 한화 관계자는 “탈삼진 2위로 삼진을 잡는 능력이 확실하고, 내구성도 갖췄다. KBO리그를 1년 경험하면서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란 예상을 했다”며 “내년 스트라이크존도 확대된다. 위아래가 높아질 것이라고 들었다. 카펜터는 196cm 큰 키에 타점도 높다. 슬라이더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존 확대의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화 라이언 카펜터 /OSEN DB
KBO는 지난해 10월 내년부터 심판 판정 평가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지택 KBO 총재도 신년사를 통해 스트라이크존 개선을 강조했다. 수년간 계속해서 좁은 형태로 변화된 존을 타자 신장에 따른 개인별 존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타자 신장을 기준으로 좌우보다 상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카펜터의 장점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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