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지명된 LA 다저스의 최고 유망주였던 내야수 가빈 럭스(25)는 그동안 ‘판매불가 선수’였다.
다저스가 매년 전력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 시장을 둘러볼 때 럭스의 이름은 언제나 언급이 됐다. 하지만 다저스는 럭스가 포함된 거래는 항상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매니 마차도, 다르빗슈 유(이상 샌디에이고),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무키 베츠 등 특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과정에서도 럭스가 포함된 트레이드 패키지는 다저스의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결국 럭스를 끝까지 지켰고 성적까지 올렸다. 럭스를 비롯해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훌리오 유리아스, 윌 스미스 등 유망주 라인업을 유지하며 전력을 구성했고 여전히 지구 우승급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 LA 다저스 가빈 럭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1/06/202201061539779762_61d68fa82421e.jpeg)
그럼 유망주들의 성적은 어떨까. 유리하스, 스미스는 본 궤도에 올라서며 대체불가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완벽한 핵심 전력이다. 하지만 메이는 수술대에 올랐고 곤솔린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하다. 그리고 럭스는 유격수, 2루수 등 자신의 주 포지션인 센터 라인 내야 자리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고 유망주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2019년 23경기, 2020년 19경기 출장에 그쳤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102경기 타율 2할4푼2리(335타수 81안타) 7홈런 46타점 OPS .692의 기록을 남겼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유틸리티 요원 키케 에르난데스를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나 보냈고 올해는 코리 시거가 텍사스로 떠났다. 이제 럭스가 기회를 충분히 받아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럭스에게 기회는 돌아가지 않았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맥스 슈어저와 함께 유격수 자원 트레이 터너를 데려왔다. 지난해 후반기, 다저스는 시거와 트레이 터너가 키스톤 콤비였다. 럭스는 주 포지션인 2루와 유격수 대신 3루수와 외야를 전전했다. 럭스의 재능을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하는 다저스의 의지였다.
하지만 다저스 포지션을 둘러보면 럭스의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 시거가 떠난 유격수 자리는 트레이 터너에게 돌아갈 예정. 터너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FA 취득을 앞두고 있지만 다저스와 장기계약 얘기도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다저스의 알짜 유틸리티인 크리스 테일러가 잔류했다. 테일러는 직장폐쇄를 앞두고 4년 6000만 달러로 다저스에 잔류했다. 럭스의 자리가 애매해졌고 트레이드 역시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북미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30개 구단의 트레이드 가능 자원을 한 명씩 언급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다저스 담당 파비안 아르다야 기자는 럭스를 꼽았다. 아르다야는 “럭스의 재능이 아니라 자리의 문제”라고 운을 떼면서 럭스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언급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코리 시거의 이탈은 럭스에게 다시 2루수 자리를 열어주는 듯 했다. 하지만 크리스 테일러와의 재계약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라면서 “테일러가 반드시 매일 2루수 나설 필요는 없고 다른 포지션을 여기저기 소화할 것이지만, 럭스에게 돌아가야 할 타석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저스는 럭스가 지난해 3루와 외야수를 소화했듯이 수비 포지션 확장을 구상할 것이다”라면서 “아니면 이전 최고 유망주가 선수단의 다른 부분을 강화하는데 어떤 가치가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라면서 트레이드로 취약 포지션 강화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