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하고 바로 훈련하러 내려갈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32)은 이제 팀 불펜진의 ‘상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68경기 6승5패 20홀드 평균자책점 4.33의 기록을 남겼다. 2020~2021년, 2년 연속 20홀드를 올리며 불펜 투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2년 연속 20홀드 기록은 역대 7번째다.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에는 필승조가 기둥이었는데 신인왕 싸움을 펼치며 무실점 행진을 펼친 셋업맨 최준용, 후반기 블론세이브 제로의 마무리 김원중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구승민도 최준용, 김원중 못지 않은 대역투를 펼치면서 팀에 기여했다. 구승민은 전반기 2승4패 8홀드 평균자책점 6.82를 부진했지만 후반기에는 4승1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다시 한 번 구승민은 20홀드라는 기록을 향해 나아간다. 3년 연속 20홀드 기록은 안지만(2012~2015년, 4년 연속), KT 주권(2019~2021년)까지 단 2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구승민은 사실 기록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2018년 본궤도에 올라온 뒤 2019년 부진과 밸런스 붕괴로 수술까지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
구승민은 “3년 연속 20홀드라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도 쉽지는 않다”라면서도 “올해는 전반기부터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던대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해에도 전반기 10개도 못 했는데 후반기에 신경 쓰지 않았더니 기록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기록 신경 쓰지 않고 전반기부터 꾸준하게 활약하다보면 결과도 따라올 것 같다”라고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이제 매 시즌이 중요하고 꾸준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지난해 전반기 부진, 후반기 반등이 못내 아쉽다. 그는 “기록을 만드는 것보다, 잘하든 못하든 매년 중요한 것 같다”라며 “작년에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난해 후반기 잘 했다고 하지만 너무 늦었다. 여유있게 준비했던 것을 당겨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의 퍼포먼스가 올해는 전반기에 나올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하체 훈련에 집중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패스트볼 구속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게 구승민의 계획. 그는 “스피드에 신경을 안 쓸수는 없다. 강박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구속이 나와야 주무기 포크볼도 위력이 살 수 있다. 그래야 던지기 수월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 번 부상의 경험이 몸을 만드는데 노하우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하체로 공을 던져야 하는데 하체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 상체에 더 힘을 쓸 것이다. 또 과부하를 피하고 부상을 안 당하려고 힘을 나 스스로 억제하려고 할 것이고 또 그동안 그랬다. 결국 여름 이후에 모든게 정상이 됐는데 올해는 전반기부터 본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목표와 다짐은 했다. 이제 가장으로서 거듭나야 한다. 구승민은 오는 9일, 2년여의 열애 끝에 김은혜 씨와 화촉을 밝힌다. “아내가 결혼 준비의 98%는 했다. 개인 운동을 하면서 나도 준비를 했는데 끝나지 않는 것 같아서 정신이 없다. 아내가 정말 고생 많았다. 너무 고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가장인 구승민을 믿고 아내는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에 내려와 내조에 힘쓸 예정. 그는 “하던 일을 다 정리하고 내려온다고 했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을텐데 너무 고맙다”라면서 “나도 이제 야구에 완전히 집중을 할 것이니까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재차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결혼식 이후에는 곧장 새신랑 구승민에서 다시 야구선수 구승민으로 돌아간다. 스프링캠프도 곧 시작이기에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그는 “시즌 끝나고 쉬면서 신혼여행은 미리 다녀왔다. 그동안 서울에서 운동 했는데 이제 결혼식 끝나면 곧장 부산으로 내려가서 운동을 할 예정이다”라고 문제 없이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