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처럼" 한화가 꿈꾸는 토종 선발 육성 프로젝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1.08 20: 26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 중에서 선발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팀은 강팀이 될 수 없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룬 KT는 외국인 원투펀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아베스 외에도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등 국내 선발들이 든든히 뒷받침했다. 후반기 군복무를 마치고 온 엄상백까지 6선발이 가능한 뎁스다. 
KT와 1위 결정전을 벌이는 등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삼성도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뿐만 아니라 백정현, 원태인, 최채흥으로 구성된 국내 선발들의 힘이 컸다. 

한화 김기중, 남지민, 문동주, 박준영(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OSEN DB

한화도 KT와 삼성처럼 토종 선발 육성을 꿈꾼다. 한화 관계자는 “선발투수는 외부에서 영입하는 게 쉽지 않다. 자원이 한정적이다. 내부에서 키워 쓰는 수밖에 없다. KT와 삼성도 몇 년간 젊은 선발들을 키우면서 팀이 다시 일어섰다. 우리도 그렇게 선발을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토종 에이스로 김민우가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개인 최다 155⅓이닝을 던지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00 탈삼진 125개로 활약했다. 2년 연속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됐다. 류현진 이후 한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육성해 잠재력을 터뜨린 선발이다. 
한화 김민우 /OSEN DB
올 시즌도 외국인 투수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 그리고 김민우까지 3명은 고정이다. 남은 4~5선발 두 자리에 영건들이 치고 올라오면 가장 좋은 그림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윤대경과 군제대한 김재영도 있지만 어린 투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20대 후반의 윤대경과 김재영도 있지만 20대 초중반 또는 10대 후반의 유망주들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주며 육성하는 방향도 구상하고 있다. 2~3년차 유망주 김기중(20), 남지민(21), 특급 신인 문동주(19), 박준영(19)이 새로운 선발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신인으로 53⅔이닝을 던지며 2승4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가능성을 보인 좌완 김기중은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공이 좋다. 팔꿈치 인대접합 및 골편제거 수술과 재활을 거쳐 돌아온 3년차 우완 남지민도 볼 회전이 좋은 유형으로 지난해 시즌 막판 잠재력을 확인했다. 150km대 강속구 신인 듀오 문동주와 박준영도 구위는 선배들을 능가한다. 이 중에서 한두 명이라도 자리를 잡아주면 한화의 선발 육성 프로젝트에도 큰 힘이 실린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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