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마지막 해 감독만 5명, 잔혹한 사생결단 시즌 열린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1.09 04: 32

사생결단의 시즌이 왔다.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는 승부를 보는 시즌이다. 어느 팀이든 성적에 모든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감독의 레임덕이 찾아온다. 최근 몇 년간 일부 구단들은 연장 계약을 통해 감독의 레임덕을 차단했지만 이 역시 성적을 낸 감독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계약 만료 감독들에겐 물러설 수 없는 ‘윈나우’ 시즌이다. 
새해 KBO리그에는 무려 5명의 계약 마지막 시즌 감독들이 있다. 김태형(55) 두산 감독, 허삼영(50) 삼성 감독, 류지현(51) LG 감독, 홍원기(49) 키움 감독, 김원형(50) SSG 감독이 바로 그들이다. 래리 서튼(52) 롯데 감독도 올해 계약 만료 시즌이었지만 1년 연장 계약으로 2023년까지 보장받았다. 

김태형-허삼영-김원형-홍원기-류지현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OSEN DB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태형 감독. 지난 2015년부터 두산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올해 8년차로 현재 리그 최장수 사령탑이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2019년 통합 우승 후 3년 재계약을 했는데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다. 매년 FA 유출로 전력 약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앞서 2011~2014년 통합 우승 4연패로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류중일 전 감독도 2016년 계약 마지막 해 9위로 떨어지며 재계약에 실패한 바 있다. 성적과 함께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 극복이 김태형 감독에게 주어진 숙제다. 두산은 지난 1995~2003년 김인식 전 감독의 9년 연속이 최장 재임 기간으로 이어 김경문 전 감독이 2004~2011년 8년 연속 팀을 이끈 바 있다. 김경문 전 감독은 2011년 시즌 중 자진 사퇴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7년 반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OSEN DB
지난해 삼성을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허삼영 감독도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부임 첫 해 시행착오를 딛고 포스트시즌 진출로 성과를 내며 입지를 확보했지만 계약 마지막 해에 운명이 걸렸다. 중견수 박해민(LG)의 FA 이적, 선발 최채흥의 군입대 등으로 인한 전력 공백 메우기가 과제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홍원기, 김원형 감독은 2년 계약이 끝나는 시즌으로 빠르게 승부를 걸어야 할 상황. 더 이상 초보 감독 시행착오로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류지현 감독의 부담이 가장 크다. 지난해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선착했으나 두산에 업셋을 당했다. 올 겨울 LG는 FA 외야수 박해민과 포수 허도환, NC에서 방출된 투수 김진성 등을 영입해 살뜰히 전력을 보강했다. 우승권 전력을 유지하면서 류 감독의 재계약 커트라인도 훨씬 높아졌다.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를 통과했으나 와일드카드에서 패한 홍원기 감독은 박병호(KT)의 이탈 속에 내부 전력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지난해 선발 박종훈, 문승원의 동반 부상 악재 속에 6위로 선전한 김원형 감독도 두 선수가 복귀하는 시즌 중반부터 풀전력으로 지도력을 증명해야 한다. 
LG 류지현, 키움 홍원기 감독 /OSEN DB
역대로 가장 많은 감독들이 교체된 시기는 2014년 시즌 후. 당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5~9위 이만수 SK 감독, 송일수 두산 감독, 김시진 롯데 감독, 선동열 KIA 감독, 김응용 한화 감독 등 5명의 사령탑이 물러났다. 그 중에서 계약 만료 감독은 이만수, 선동열, 김응용 3명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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