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하이'에도 웃지 못한 14승 에이스, "1년 반짝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1.11 05: 32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2019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4승)를 거뒀고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마지막엔 웃지 못했다. 그토록 갈망했던 생애 첫 가을 무대가 허무하게 끝났기 때문이다. 11월 10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⅓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원태인은 10일 "개인 성적은 충분히 만족할 만큼 이뤘다. 하지만 마지막 3경기가 너무 아쉽다. 라팍에서 가을 야구를 하겠다는 약속은 지켰지만 아쉬움이 컸다"고 지난 시즌을 되돌아봤다. 

원태인 / OSEN DB

원태인은 KT와의 1위 결정전에서 에이스의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전날 잠도 못 잘 만큼 부담감이 컸다.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지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더 에너지가 나왔고 제 공을 믿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어릴 적부터 삼성의 우승을 지켜봤고 삼성의 일원이 되어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이번이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컸다"고 덧붙였다.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지난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꾸준하게 출근 도장을 찍으며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가벼운 캐치볼과 변화구 연마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원태인 / OSEN DB
KBO는 올해부터 타자 신장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할 방침이다. 원태인은 "스트라이크 존 상하가 넓어진다면 투수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을 것 같다"면서 "캠프 때 심판님들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며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박해민의 LG 이적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단다. 그는 "투수 입장에서 해민이 형처럼 뛰어난 중견수가 계셔서 정말 든든했다. 또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먼저 다가가서 챙겨주셨다"면서 "해민이 형을 볼 때마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해민이 형이 타자 또는 주자 입장에서 여러가지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우면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삼성 투수 가운데 데뷔 3년 차에 포텐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았다. 원태인도 3년 차였던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에게 올 시즌 3년 차 포텐을 터뜨릴 만한 재목이 누구일 것 같냐고 물었다. 
경북고 후배이자 1차 지명 출신 황동재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다. 원태인은 "동재가 수술 후 열심히 하고 있고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은 1차 지명으로서 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허)윤동이와 (이)승민이도 5선발 경징애서 살아남아 플러스 요인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한 물음에 "1위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싸웠던 KT가 우승하는 걸 보면서 크게 다가왔다. 올해도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우승을 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10승 목표 하나만 잡고 가려고 한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1년 반짝 스타가 아니라 올해는 안정적인 투수가 되고 싶다. 해마다 10승을 달성하는 투수가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큰 동기 부여가 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