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볼넷-95삼진’ 출루머신의 고민, “루킹 삼진이 많았다”…S존 확대, 어떻게 대처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1.18 06: 32

 LG 톱타자 홍창기(29)는 지난해 출루왕 타이틀과 함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최고의 시즌에 보답 받았다.
2020년 두터운 LG 외야진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지난해는 144경기 전 경기 출장하며 타격 4위(.328), 출루율 1위(.456)로 리드오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뛰어난 선구안에다 컨택 능력까지 좋아졌다. 데뷔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MVP 투표 9위에 올랐다.
장기인 선구안으로 109볼넷을 얻어 리그 1위였고, LG 타자로는 처음으로 시즌 100볼넷 기록을 세웠다. 홍창기는 “100볼넷은 시즌 막판에 신경이 조금 쓰이고 의식을 했다. 구단 최초라는 기록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득점은 내가 잘 했다기 보다는 내 뒤에서 도와준 팀 동료들의 도움으로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LG 홍창기. /OSEN DB

또한 홍창기는 단일 시즌 297출루로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역대 1위는 김태균(전 한화)의 310출루. 홍창기는 "계속 1번타자로 나갈 수 있도록 믿고 기용해 주신 감독님 덕분에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1번타자이다 보니 많이 출루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출루를 많이 신경 썼는데 좋은 기록을 세우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지난해 최고의 활약에 대해 "한마디로 꿈만 같았던 시즌이었다. 타율, 출루율 등 모든 기록들이 목표 이상으로 잘 나왔다”며 “사실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다. 내야안타도 많이 나오고, 수비 시프트 반대쪽으로 가는 타구도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확률에 따른 시프트 수비를 의도하지 않은 행운의 타구로 깨뜨리기도 한 것.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시도해 팀내 최다 23도루를 기록했다. 2020년 11도루에서 2배 더 늘었다. 홍창기는 “도루에 대해 그렇게 자신 있는 편은 아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도루가 많았다. 김호 코치님, 박용근 코치님 등 코치님들께서 도움을 주셔서 생각보다 많은 도루를 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LG 홍창기. /OSEN DB
볼넷 109개를 골라냈고, 역대 2위인 297출루 기록을 세웠지만, 아쉬운 대목도 있다. 리그 최고의 선구안인데 루킹 삼진이 다소 많은 편이다. 홍창기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56.8%로 낮은 편인데, 루킹 스트라이크는 21%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리그 타자들의 평균을 보면 스트라이크 비율은 61.1%, 루킹 스트라이크는 17.5%였다.
그는 "내가 볼이라고 잘못 판단한 공도 많았고 스트라이크를 알고도 놓친 공도 많았다. 투수들의 공이 워낙 좋았다. 또 내 스타일대로 공을 많이 보고 승부하다 보니 루킹 삼진이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KBO는 스트라이크존 적용을 확대한다고 했다. 심판들이 정해진 존보다 좁게 봤는데, 위아래와 좌우 경계선을 걸치는 공도 스트라이크로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투수들에게 유리하고, 타자들에게 불리할 전망.
자신만의 존을 설정해 놓고,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 선구안이 좋은 홍창기도 달라진 존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루킹 삼진이 많았던 그가 흔들림 없이 잘 대처할 지 주목된다.
오프 시즌 FA 박해민이 LG로 합류, 홍창기는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포지션이 바뀐다. 홍창기는 “해민이형의 리그 최고 수비와 주루플레이 등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싶다”며 “신인 때부터 외야 3개 포지션을 모두 연습했고 퓨쳐스리그 경기에서 경험도 많이 했다. 우익수 수비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창기는 올 시즌 목표로 “팀 성적이 가장 우선이다. 팀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팀에서의 내 역할을 잘 하는 것이다. 올해처럼 1번타자로 나가게 된다면 항상 출루에 목표를 둘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orange@osen.co.kr
2021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을 수상한 LG 홍창기.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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