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은퇴-1명 재활-1명 2군’ 현역 100승 투수의 현실…양현종만 건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1.19 03: 42

 KBO리그의 100승 투수가 또 한 명 그라운드를 떠났다. 역대 32명의 100승 투수 중 현역은 4명만 남았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유희관이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유희관은 2009년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3년 첫 승을 거둔 유희관은 2020년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두산 좌완 투수 최초로 100승 금자탑을 세웠다. 통산 성적 281경기(1410이닝) 101승 69패 평균자책점 4.58를 기록했다.

유희관-송승준-장원준-차우찬(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 OSEN DB

직구 구속이 130km 초반에 그쳤으나 120km대 싱커와 함께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활용하는 제구력으로 ‘느림의 미학’을 보여줬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혜택을 받기도 했으나, 영리하게 활용하는 제구력이 있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유희관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4월 한 달 동안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9점대였다. 통산 99승을 거둔 이후에도 부진이 거듭되면서 5월말 한 달 넘게, 8월에는 보름 정도 2군에 머물기도 했다. 9월 19일 키움전에서 5전6기 끝에 통산 100승을 달성했는데, 지난해 4승 7패 평균자책점 7.71로 마쳤다.
유희관은 18일 구단을 통해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101승 유희관 외에도 지난 시즌 막판 또 한 명의 100승 투수가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은퇴했다. 통산 109승의 송승준은 윤학길(117승)에 이어 롯데 구단 최다승 2위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송승준은 지난해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롯데 구단은 시즌 최종전 도중에 기습적으로 송승준의 은퇴를 발표했다.
2020시즌 후 플레잉 코치로 재계약을 한 송승준은 지난해 과거(2017년) 금지약물 소지 혐의로 인해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지 못했고, 정규 시즌 우승 및 1~5위팀이 동시에 결정되는 최종전 중간에 롯데는 보도자료로 은퇴를 알렸다.
두산 장원준. / OSEN DB
현역 100승 투수로는 두산 장원준(129승), LG 차우찬(112승)이 있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는 않다.
장원준은 지난해 중간 계투로 32경기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8월 중순 이후로는 2군에 머물렀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포함됐으나 단 1경기도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2008~2017년(2년 군 복무) 8시즌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거둔 장원준은 2018년 3승(7패) 평균자책점 9.92로 부진했고, 이후 2019~2021시즌 3년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통산 승수는 129승에 머물러 있다. 2018년 5월 5일 어린이날 LG 상대로 승리(6이닝 무실점)가 마지막 승리였다. FA 계약 당시 10억 원이었던 연봉은 지난해 8000만 원, 올해는 더 삭감될 전망이다.
차우찬은 지난해 5경기에 등판해 2승을 거두며 112승까지 늘렸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한 차우찬은 올림픽에서 어깨 상태가 안 좋아졌다.
2020년 7월말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차우찬은 1년 가까이 재활을 거쳐 지난해 6월초 1군에 복귀했다. 국가대표 출전 후 다시 부상을 당했고, 결국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켈런 조브 클리닉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재활 중인 차우찬은 올해 후반기에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역 최다승 투수는 KIA 양현종(147승)이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1년 만에 KIA로 다시 돌아왔다. 4년 최대 103억원 FA 계약을 했다. KBO리그에서 7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 중인 양현종은 8년 연속 기록에 도전한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김광현(136승)까지 KBO리그 100승 현역 투수는 모두 4명이다. /orange@osen.co.kr
KIA 양현종. /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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